드라마 대본

드라마대본 미생 1화 (16-30)

popcorny 2017. 12. 18. 10:08

본 대본의 저작권은 tvN 드라마 미생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

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16. 그래의 집/

 

양복 윗도리를 입고 거울 앞에 선 그래.

조금 헐렁한 느낌, 품은 크고 소매와 다리는 좀 짧다. 응시하고 있는데

 

그래모(e) 이전 양복은 작아져 못 입겠지? 그게 좀 나을 거야.

 

매여져 있는 넥타이 들고 들어오는 그래모.

 

그래모 구식이라도 아버지 것 중에 제일 고급이야. 하루만 입어. 오늘 사둘게.

그래 (넥타이 받아 목에 걸며) 싼 거 사세요.

그래모 싼 거 사야지. 싼 새빠시 신상으로다.

그래 (피식 웃으며 넥타이 매듭 당긴다.)

그래모 주눅 들지 말어. 니가 보통 머리니? 학교 다닐 때 얼마나 공불 잘했어

하날 가르치면 백을 아는 앤데.

그래 (말 없이 할 일만)

그래모 혹시나 와이루라도 멕인 거 아닌가 생각하지마. 와이루 절대 아냐

그래 (본다)... 엄마... 와이루 스펠링 대봐

그래모 스펠링? (꿈벅꿈벅 보다가) 영어야?

그래(o.l) 됐어

그래 (힘 없이 웃으며 매무새 계속 잡기만)

그래모 니가 엔간한 애였음 성원실업 사장님이 그 대단한 회사에다 다릴 놔 줬겠 니? 거기도 이리저리 재보고 맞으니까 오라고 했겠지. 기죽지 말어.

그래 (..... 보고 빙긋 웃는)

 

17. 원인터 외경 /

18. 영업3/

이리 저리 전화 하는 사람들, 서거나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 보는 사람들, 한쪽에서 모여 회의 하는 사람들, 서류를 들고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빈 영업 3팀 안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원인터 풍경을 멍~하게 바라보고 앉아 있는

, 서류를 들고 다급히 걸어가는 영이가 눈에 띈다. 예사롭지 않게 섹시한 차림에

조금 놀란 얼굴로 또 멍~ 하게 보는 그래.

 

동식(off) 아저씨

그래, 보면 조금 찌푸린 얼굴로 동식이 내려다 보고 있다.

'' 하며 벌떡 일어나는 그래. 한숨 쉬듯 보던 동식.

동식 (무뚝뚝하게) 좀 와 봐요 (휙 돌아서 간다)

그래 .... (따라 간다)

 

19. 원인터 옥상 /

 

옥상 문을 열며 나오는 동식. 뒤 따라 나와 서는 그래를 흘깃 본다.

다소 깡총한 바지 길이와 팔 길이에 조금 헐렁해 보이는 양복차림이 눈에 들어 온다. 동식, 답답~한 얼굴로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낸다.

 

동식 (익숙한 손짓으로 빈 담배를 쪽 빨고 후~ 뱉은 후) 이름이 장... (흘깃 본다)

그래 그래입니다.

동식 ?? (피식) 그래? 빙그레할 때? 큭큭.

그래 아이()...인데요... (혀를 정확히 움직여 발음한다).

동식 (멈칫) . 몇 살이라고?

그래 스물 여섯..

동식 (끄덕끄덕하고) 근데 (또 쪽 빨고 푸~ 뱉고) ... 고졸 검정고시가 끝이 라고?

그래 네.

동식 고등학굔 그만 둔 거야~? 안 간 거야?

그래 .. ..갔습니다.

동식 왜?

그래 .....

동식 (알겠다는 듯 한숨 쉬고) 직장생활 경험은?

그래 ....

동식 (한숨~) 그럼, 영어나 뭐.. 2외국어 좀 할 줄 아는 거 있나?

그래 ...없습니다. (얼른) 컴활 2급 자격증 있습니다.

동식 (답답~) 컴활 2.... ?

그래 .....

동식 끝?

그래 네에...

동식 (답답한 듯 보다가 다시 담배 후~) 알았어요. 난 영업3팀 김동식 대리야.

( 담배를 쪽 빨고는 후~ 하며 픽 던지고 발로 눌러 끄는 시늉까지 한다 ) 내려 와요. (문 쪽으로 가면서 중얼) 스물 여섯 개나 될 동안 뭘 했길래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대? 거 참 요즘 보기 드문 젊은일세

 

나가고 쾅 닫히는 옥상 문을 바라보고 서 있는 그래. 중얼거린다.

 

그래 그러게요..

 

짓이겨진 담배를 내려다보다가 주워 휴지통에 넣고 옥상 너머를 멀리 본다.

빽빽한 빌딩 숲이 펼쳐져 있다. 빈 표정으로 그 풍경들을 쳐다보는 그래..

그래 (중얼거리듯) 스물 여섯 살이 될 동안 뭘 했을까요? ..?

 

20. 탕비실 안 /

 

철컥, 철컥, 소리 속에 문 밖에서 안절부절한 얼굴로 탕비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섬유3팀 과장, 사원1, 사원2

경쾌하게 복사가 되고 있는데, 그 앞에서 복사를 하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

10센티 하이힐의 미끈한 다리, 잘록하게 강조된 허리, 풍만한 엉덩이가 아찔하다.

 

사원1 (어이없는 듯) 대다나다..

 

여자, 끝난 복사지 챙겨 돌아서는 동시에 남자들, 깜짝 놀라 문 밖으로 휙~ 나간다.

문을 향해 선 여자, 서류를 확인하는데 다시 빠꼼히 보는 남 셋,

도발적인 스모키 메이크업에 빨간 립스틱, ! 붙는 하얀 블라우스 위로 풍만한

가슴, 그 아래로 쫙 붙는 하이웨스트의 검은 스커트를 입은 영이다.

옆 탁자에 둔 파일철을 쥐기 위해 한발 움직이는데, 쭉 파인 치마 사이로 허벅지가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순간 남자 셋,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

 

사원2 아악!!!! 전 못 보겠어요 (하며 문 밖으로 빠진다)

 

소리에 영이 고개 들면 당황한 남자 둘.

영이, 아무 표정 없이 서류를 들고 탕비실을 나간다.

 

21. 탕비실 밖 + 사무실 통로/

 

밖에 우왕좌왕 서 있는 남자 셋. 사원1은 작은 상자 들고 있다.

 

영이 준비 다 됐습니다.

섬유3과장 꼭 이렇게 할 거냐?

영이 (보는)

사원2 (울며 겨자먹기로) 그러니까 이 방법 밖에 없단 게 안영이씨 생각인 거지?

영이 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섬유3과장 내 생각은 달라. 럭스 앤 리치 사장, 이런 식의 접근은 불쾌하게 생각할

거라고.

영이 해 보겠습니다.

일동 (어휴...)

사원1..저기 그.. 그럼 안영이씨

영이 (보면)

사원1 (풀린 블라우스 단추를 소심하게 가리키며) 그거라도 잠 궈어...

영이 (무표정하게) 왜요? 이게 포인튼데.

어휴~’ 하는 표정으로 앞선 남자 셋, 그 뒤를 서류 들고 또각또각 따르는 안영이.

지나가던 직원들, 무심결에 가다가 놀라서 영이를 홱홱 돌아본다.

과장, 주변의 눈길에 열이 받는다.

 

섬유3과장 꼭 저렇게 할딱 벗고,

사원1 할딱 벗은 건 아니죠.

섬유3과장 꼭 저렇게 몸으로 들이대야 하냐구.

사원2 여자니까 쓸 수 있는 전략이라잖아요. 우린 (가슴과 엉덩이 불룩불룩 강조하 며) 이게 없으니까.

사원1 그러니까 애초 그런 전략안을 내밀었을 때 말리셨어야죠.

섬유3과장 인턴 스터디용 아이템이었을 뿐이었잖아. 2년이나 끌다가 썩은 거.

사원2 허기사 저희도 당연히 팀장님이 킬 하실 줄 알았죠

섬유3과장 하여튼, (주변의 눈길 의식하며) 이렇게 요란 떨고 성과 없으면 세트로

개망신이다. (자못 비장 결연해지는 눈빛)

사원2 (주변의 웃는 눈길 보며 좌절) 아아아~~ 난 튀는 거 정말 싫은데..

사원1 전 진짜 쟤 무서워 죽겠어요.

 

22. 중 회의실 앞 /

 

문 앞에 선 영이, 가슴의 단추를 하나 더 푼다.

남자 셋, 아이고~!!를 삼키며 눈을 꾹 감고 만다.

 

영이 들어가시죠? (회의실 문을 연다)

 

남 셋, 긴장한 얼굴로 들어가고 쉼호흡을 한 영이, 들어간다.


23. 회의실 안 /

 

큼지막한 일인 사무용 가죽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다. 들고 있는 브로셔의 절반이 의 자 옆으로 보인다. 의자의 뒷모습만 보이는 상태라 누군지 알 수 없다. 그 앞에 가서 서는 영이. 남자 셋, 적당한 곳에 조르르 선다.

긴장한 얼굴로 상대를 쳐다보던 영이, 이윽고, 서류를 놓고 허리를 쭉 피며

가슴을 더 강조해서 선다. 여전히 긴장한 얼굴로 상대를 보는 영이.

의자에 앉은 사람이 브로셔를 까딱하며 돌아 보라는 제스쳐를 한다.

영이, 천천히 옆태와 뒤태를 보여준 후 책상을 잡고 엉덩이를 강조한 자세 우~!

어이없는 얼굴로 '~' 하며 보는 남자 셋.

럭스 사장이 들고 있는 브로셔가 다시 다가오라는 제스처를 한다.

긴장한 얼굴로 다가가는 영이, 의자의 앞에 선다. 브로셔, 돌아보라는 제스처.

영이, 돌아서면 영이의 엉덩이에 손을 얹어 슬쩍 만지는 손.

무안한 듯 외면하는 남 셋. 동시에 의자에서 일어나는 럭스앤리치 사장, 여자다.

럭스사장 (엉덩이 손짓하며. 이하 영어) 볼 수 있을까요?

영이 (명쾌하게. 이하 영어) .

 

섬유3과장, 얼른 들고 있는 작은 상자를 열어 뭔가를 꺼내려는데

영이, 치마 안에서 엉덩이 뽕을 벗어서 내민다.

 

남셋 (입을 쩍!) !!!

사원1 (꺼낸 엉뽕 들고 울상) , 임마. 입던 걸..

영이 내구성 확인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직접 입고 며칠 테스트 해 봤습니다.

볼륨이 꺼지는지, 세탁 후 변형이 있는지.

럭스사장 (뽕을 꼼꼼하게 쪼물쪼물 만져보고) 꺼짐은 없군요. 가슴 쪽은?

영이 (돌아서서 가슴 뽕을 척척 꺼내 내민다.)

럭스사장 (영이를 슥 보더니) 착용 전후 태가 확실히 다르네요. 전문 모델을 썼으면

별 감흥이 없었을 겁니다. (뽕 보며) 가슴에 맞춰 패턴화한 것도 좋고.

영이 템퍼는 라텍스보다 고밀도 고탄력이면서도 수선이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섬유3과장 (얼른) 특히 저희 섬유공장에서 생산한 템퍼는 촉감이 부드럽고 쓸림 방지 효과도 탁월합니다.

영이 (서류 착착 내밀며) 내구성, 촉감, 마찰도에 대한 테스트 결과입니다. (또 내 밀며) 최근 템퍼로 뜨고 있는 다른 제품과의 비교 자료입니다. 미리 보내 드 렸던 자료지만,

럭스사장 (o.l 손 까딱하며) 검토했어요. 확실하더군요.

영이 (서류 거두고)

섬유3과장 저희가 템퍼를 제안 드린 게 2년 전입니다. 이제 양 사 간 좀 더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길 희망합니다.

럭스사장 (영이에게) 템퍼로 소파나 침대 쪽은 제안이 많아도 뽕은 처음입니다.

2, 30대 섹시한 여성을 겨냥한 우리 쇼핑몰 니즈도 정확히 파악했고,

내 취향까지..(영이를 보며) 어떻게 알았죠?

영이 솔직히 말씀 드려도 됩니까?

럭스사장 (까딱)

영이 대표님 디자이너 시절의 작품을 다 봤습니다. 여성의 바디를 살리고 남성들 의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디자인에 집착하신단 걸 읽었습니다.

럭스사장 (보다가 피식 웃고) 내 주변을 매수한 건 아니구요?

영이 그렇다면, 그 계약이 과연 유지가 될까요?

럭스사장 (빤히 보다가 옅은 미소보이며) 엉뽕, 내 사이즈도 있나요? 미스 안?

영이 (미소로 받으며) 대표님은 뽕이 필요 없으실 것 같습니다.

럭스사장 (하하하하~ 웃는다)

 

24. 회의실 밖 /

 

상기된 표정으로 나오는 남 셋을 따라 속눈썹 툭툭 뜯어버리면서 나오는

영이,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입술을 쓱 닦아 지우며 섬유3과장에게

영이 곧 가겠습니다.

섬유3과장 어....

영이 (꾸벅하고 화장실 쪽으로 간다)

사원2 오자마자 뽕으로 십억 수주.. 쟤 열흘 된 인턴 맞아요?

섬유3과장 (싱글벙글 달라진 자세로) 쟤가 인턴 수석 아니냐?

니들, 오늘 영이 비주얼은 눈에서 다 지우는 거다?!

사원1 남사시럽게 그걸 어떻게 담아 둬요!?

 

25. 화장실 안 /

 

화장실 칸 위에 척척 걸쳐지는 영이의 블라우스와 스커트

잠시 후 부스럭 슥슥 소리 나더니 걸쳐진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슥 걷고

문을 열고 나오는 영이. 평범한 정장 차림에 쇼핑백.

세면대로 간 영이, 쇼핑백에서 메이크업 클렌징을 꺼내 눈 화장을 지우고

비누 세수를 한다.

 

26. 원인터 사무실 밖 복도 일각/

 

시선을 떨구고 걸어오는 그래.

맞은편, 화장실에서 나오는 영이, 까만 고무줄을 입에 문채 머리를 한 쪽으로 올려 묶으며 걸어오는데, 서로 지나칠 때 머리를 묶으려던 영이 손에서 튕겨져 나가는

고무줄이 그래의 뒤통수에 맞는다. 돌아보다가 고무줄을 반 밟는 그래.

영이도 돌아본다. 묶으려다 만 머리가 풀어진 채로 자연스러운 웨이브로 흘러 내려

져 있는데, 화장 지운 맨 얼굴과 어울려 청아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이다.

'..' 하며 고무줄을 찾는 영이. 뭘 찾는지 모르겠지만 영이의 시선을 따라 찾는

그래, 못 찾은 영이는 그냥 가고, 영이가 간 줄 모르고 계속 바닥을 훑던 그래,

밟고 있는 걸 보고 ?’ 하며 얼른 고무줄을 주워 든다. 그래, ‘저기하는데 없는

영이, 돌아보지만 사라진. 으쓱 하고는 주머니에 넣는다.

 

27. 영업3/

 

정신없이 통화하고 있는 동식

 

동식 네, 사장님 b/l 드래프트 (draft) 보내주세요. 확인하고 어멘드 (amend) 할 내용 없으면 컨펌 드릴께요. (다른 전화 울리자 쳐다보며 다급히) 예예. 수고 하세요 (끊고 울리는 전화 얼른 받고) 감사합니다. 원인터.. ! 차장님! 어제 잘 들어 가셨습니까?! 아휴~ 전 끄떡 없죠. .

 

그때, 어색하게 굳은 몸짓으로 들어오는 그래를 본다. 눈으로 쫒으며

 

동식 오과장님이요? 내일 들어오셔요. ! 수요가 측에서 다음 달 최초선적으로 물량 요청한다는데 얼마나 가능할까요? ? ! ~ 그럼 다시 전화 주십쇼!

 

끊고 이메일 보내는 동식, 그래는 뭘 해야 할지 몰라 엉거주춤 서 있다.

동식, 두리번거리다가 근처 책상에서 발견, 다급히 가지러 가다 그래의 발에 걸려

넘어질 뻔 한다.

 

동식 아~~~ !! 왜 그러고 섰어요?!!

 

깜짝 놀라 얼른 자리에 앉는 그래. 동식, ‘어후~’ 하며 서류를 갖고 와 앉아 챙기는데 뭔가 또 빠졌다. 다시 급히 일어나는 동식. 그래도 벌떡 따라 일어선다. 동식, 난잡한

상식 책상 위의 엎어져 있는 액자 앞에 있는 성인용품 브로셔를 얼른 들어 다시 앉 는다. 그래도 앉는다.

 

동식 (휙휙 넘기며) ~ .. 이것만 보낸 거야?

 

동식, 다시 벌떡 일어나자 그래도 벌떡 일어난다. 그런 그래를 성가신 듯 거슬린 눈 빛으로 보고 여기 저기 서랍 속을 뒤져 찾으면서 전화 거는 동식. 그 분주한 동선에

따라 그래의 시선이 불안하게 따라다닌다.

 

동식 (통화) 팀장님 원인터 김동식인데요, 브로셔를 요것만 보내시면 어떡해요?

(서랍을 발로 닫으며) ?! 그럼 잠깐 계세요. 지금 갈께요! !

전화 끊고 다시 앉아 서류를 챙기는 동식. 그래도 쭈뼛쭈뼛 앉는다.

 

동식 (문서 몇 장 챙기며) 오과장니~. 어떻게든 오늘 오셨어야죠오~~

 

챙긴 문서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또 얼른 따라 일어서는 그래.

동식 (벌컥!) 왜 자꾸 일어났다 앉았다 해요? 정신 사납게?

그래 아.. .. 죄송합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동식 (답답한 듯 후~ 보다가 들고 있던 문서를 휙 주며) 복사 좀 해 와요.

그래 네? (얼른 받으며) , !

동식 (앉으며 궁시렁대듯) 26년 동안 복사 한번은 해봤겠지.

그래 (두리번거리다 동식 뒤통수에 대고) 저기... 복사기는 어디에...

동식 (. 꾹 참고 복사기 방향 가리키며) 저기.

그래 아.. , 몇 장씩 하면.....?

동식 (울컥하지만 꾹 참고) . . .

 

복사하러 가는 그래의 뒷모습을 허~ 하는 눈으로 보고 있는데

 

동식 (전화 울린다. 받으며) 감사합,

상식(e) (o.l) 나다. 보충인력 왔냐?

동식 (울컥)

상식(e) 안 왔어? 인사팀에서 오늘 보낸다 했는데?

동식 예에 과장님~! 왔어요! 왔어!

상식(e) (반색) 왔어? 어느 부서에서 왔어? 누가 왔어?

동식 네에~ 스카이팀에서 왔네요. 낙하산 타고 똑 떨어졌네요!

상식(e) (어이없는) 뭐라는 거냐?

동식 (점점 크게) 인턴이 왔다구요, 낙하산 인턴,

상식(e)?!! 인터~?!

동식 네! 요즘 아~~주 보기 드문 청년이 왔네요..

상식(e) (다시 좋아라) ~으래?

동식 (흥분) 진짜 인사팀 너무 하잖아요!!

 

28. 탕비실 안 복사기 앞 /

 

용지없음을 알리는 복사기 앞에 서서 난감한 그래, 종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들어오는 이상현, 판에 박힌 미소를 지으며 목례하고 커피를 탄다.

 

그래 저기... 복사용지 어디서 채우면 됩니까?

이상현 ? (친절하게) 거기 밑에 수납장 열어 보세요

그래 아. .. (열어 보는데 없다) .. 없는데..

이상현 (웃으며) 그럼 비품실에서 갖고 오셔야죠.

그래 아.. .. 비품실이 어디..

이상현 ? (웃으며) 나가서 왼쪽으로 죽 가서 오른쪽.

그래 고맙습니다 (나가는데 들어오던 인턴2 - 오리발1과 지나친다)

인턴2 (돌아보며) 저 친구가 그 친군가 봐요

이상현 그 친구요?

인턴2 (속닥) 낙하산.

이상현 !! ~!! 어쩐지이~ (다시 그래 쪽 보는)

 

29. 비품실 /

 

열린 상자에서 하나 남은 A4 용지 한 셋트를 들고 가려다가 머뭇..

다시 A4 상자들을 본다. 새 상자 통째로 들고 !’ 하며 일어나는 그래.

 

30. 탕비실 안/

 

서류 봉투 들고 급히 걸어 오는 동식

 

동식 아, 진짜, 무슨 복사를 한나절이나 (없다) 어디 갔어?

그래 (무거운 A4 상자 안고 급히 들어오다 멈칫하면)

동식 (어이없는) 아니 그걸 다 들고.. ~~ 빨리.

그래 (다급히 A4 상자를 놓고 상자를 개봉한다. 용지 한 통을 꺼내려는데

손가락이 안 들어간다)

동식 (복사기의 용지함 빼면서) , 뭐해요오~!

그래 예 (상자를 통째로 들어 거꾸로 솟자 와르르~ 쏟아진다.

 

동식, 어이 없이 보는데, 마침 커피 타러 들어오던 영이가 멈칫 선다.

그래, 다급히 용지 한 통을 들어 북 찢는데, 좌르르~ 흩어지는 종이들.

복장 터지는 동식, 당황해서 얼른 앉아 종이를 주워 모으는 그래.

종이를 밟지 않으려고 살짝 건너가는 영이의 다리.

그제서야 영이를 보게 되는 그래, ..하며 얼른 몇 장만 주워 빈 용지함에 넣는다.

영이, 별 말 없이 종이컵 몇 개를 꺼내 능숙한 듯 커피를 탄다.

그래, 복사 한 장 넣고 커버 덮고 복사 누르고 철컥 나오면 다음 문서 넣으려는데

 

동식 아이, 뭐합니까아~? (답답해하며 문서를 낚아채 일괄기능으로 작동하며)

정말 복사도 안 해 봤어요? 26년 동안?

그래 죄.. 죄송합니다.

영이 (흘깃 볼 뿐 별 관심 두지 않는 얼굴로 커피만 탄다)

동식 (원본과 복사지들 서류봉투에 바삐 넣으며 나가려다가 멈추고)

, 저기. 안영이씨라고 했나 섬유3? 우리 팀 새 인턴이에요. 장그래씨라 고. (안영이 가리키며) 안영이씨. 섬유3팀 인턴.

 

영이, 그래 보면 그래 어설픈 인사, 영이도 어설프게 인사.

 

동식 점심시간 좀 챙겨줘요. 딴 인턴들한테 인사도 시키고.

내가 지금 외근 나가야 돼서.

영이 아... (난감하지만) ..

동식 (그래 보고 얕은 한숨 쉬며) 안면들 터 놓고 궁금한 거 있음 묻고.

그래 예.

 

동식, 개운치 않은 얼굴로 나간다.

둘만 남은... 그래, 멋쩍게 영이를 쳐다보는데

영이, 별 반응 없이 쟁반에 커피들 담아 들고 나간다.

혼자 남은 그래, 주저앉아서 흩어진 종이들을 주워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