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본

드라마대본 미생 7화 (1-16)

popcorny 2018. 1. 28. 22:54

본 대본의 저작권은 tvN 드라마 미생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1. 휴게실 /

 

열 받아 영이 앞으로 서류들을 거칠게 확 던지는 하대리. 날아간 서류들이

맞은편에 서 있는 영이의 얼굴을 날카롭게 스치고 떨어진다.

종이에 얼굴이 베이면서 핏줄이 쓱 그어진다.

 

그래 !!!!!!

영이 그건 검토하다보니 나온 의견일 뿐입니다.

이미 보고된 시점에서 많이 지나버려서 수정이 필요하고,

자료는 보강이 되어야 하다는 뜻으로.

하대리 (버럭 치고 나오며) 그게 그 말이잖아? 되지도 않을 보고서란 뜻이잖아?

영이 제 말씀은 그게 아니고,

하대리 (히스테릭하게 버럭!) 에이씨! 그 입 좀 다물지 못해!!

(하며 손에 든 파일을 들어 올린다)

그래 (놀란 그래, 확 들어가려는데)

상식(off) 어이 하대리! 정과장이 찾네?

 

그래, 멈칫 돌아보면 어느새 온 상식, 그래는 본 체도 않고 휴게실로 휙 들어간다.

하대리와 영이, 멈칫해서 상식을 본다. 못 마땅한 얼굴로 휙 가는 하대리.

서류를 줍기 시작하는 영이와 그래

 

상식 쓰레기통도 아니고 말야. 치우는 놈 따로 버리는 놈 따로

 

궁시렁대며 줍다가 마지막 종이를 그래와 함께 잡게 된다.

그래, 자기도 모르게 종이를 당기는데, 상식도 역시 자기도 모르게 힘을 준다.

 

그래 제가 먼저 주웠습니다.

상식 ?

그래, 눈에 힘을 주며 종이를 당기는데 상식도 계속 힘을 준다.

그때 종이를 쑥 빼는 영이.

 

영이 제 겁니다.

 

머쓱하게 영이를 보는 그래와 상식.

 

2. 탕비실 밖 /

 

탕비실에서 나오는 세 사람. 영이, 꾸벅 인사하고 앞서 간다.

그래, 영이 뒷모습 시선 너머로 자원팀에서 정과장과 하대리가 얘기하는 걸 보면서 걸어간다. 영이가 들어오자 티껍게 보는 하대리가 보인다.

 

3. 영업 3/

 

회의 테이블에 앉은 세 사람.

상식은 서류를 들여다보며 미간을 모으고 있다.

 

그래(e) 영업3팀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

 

동식 재무팀의 판단은 중국 희토류 건입니다.

상식 (A등급 표시된 부분 보며) 나도 눈 있어, 보여.

 

그래(e)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A등급 안을 포함, B,C 등급의 사업들도 최종적 으로 다시 검토한다.

 

상식 ... (B등급 표시 문서 가리키며) 이란 원유 수입 건 이거, 정말 안 될까?

자꾸 머리에 남는데?

동식 과장님... 이번엔 확실한 사업 위주로 보시는 게...

 

그래(e) 마음 편하게 A등급 아이템을 하면 좋겠지만, 오과장님은 B등급의 한 아이 템에 못내 미련이 남아 있으신 것 같다.

 

동식 지금 이란 쪽 정세가 안 좋잖아요. 미국은 이미 이란 원유에 금수조치를 내렸고, EU도 심상치 않아요. 언제 금수조치 내릴지 모르잖아요.

상식 (고민 깊이 서류 보며) 아는데..

그래 (상식을 본다) ..

상식 무리긴 한데 밀어 붙이고 싶다. 감이지만 뭔가 오거든.

동식 (낮은 한숨) ..

그래, 상식의 손을 본다. 그 손 안에서 잘그락거리는 바둑알이 보이는 듯 하다

 

그래(e) 소매 속에 숨긴 바둑알.

 

상식 (혼잣말하듯) 이 판에 있다 보면 보이는 감이 있거든.

 

그래(e) 타짜들이 손 안에 패 한 장을 감추듯, 내기 바둑꾼들 중엔 소매 안에 상대의 바둑돌을 감추는 경우가 있다.

 

동식 ...그럼 리스크 관리팀에 올리죠. 최종 체크하면 되잖아요.

상식 (자료 추리며) 오케이! 자료 준비해. 부장님은 내가 설득 하지.

상기된 얼굴로 자료를 보고 추리고 있는 상식 위로.

 

그래(e) 오과장님이 회사를 상대로 속임수를 쓰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꼼수를 비롯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꾼의 감이 출동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왜 그것이 나 같은 신입에게 보이냐면, 그 신중한 사람이,

 

그래, 그런 상식을 떨떠름하게 보는 동식을 보며

 

그래(e) 데이터를 고려치 않아 언짢아진 김 대리님의 표정을 못 읽고 있어서다.

그런 각각의 세 사람에서.

 

타이틀 <미생>

4. 김부장실 /

 

떨떠름하게 상식을 보고 있는 김부장

김부장 중국 건이 더 안정적인 거 아닌가?

상식 그렇긴 하지만, 이 이란 건이 더 수익률이 높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원유는 확보해 두면 화학이나 다른 사업팀에도 분명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김부장 (마뜩찮게) 재무팀이나 리스크 팀에 승인은 받을 수 있는 거야?

요즘 같은 시국에 리스크가 너무 커. 크다고.

상식 승인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떨떠름하게 상식을 보는 김부장 위로.

 

동식(e) 과장님이 저러 실 때가 아닌데..

 

5. 통로+ <영업3+2>/

 

그래, 동식. 영업3팀 쪽을 향해 걸어 오며

 

동식 이란 쪽 정세도 문제지만, 중국 희토류 건은 부장님이 제안한 건이야.

밀고 계신 거지.

그래 과장님도 알고 계십니까?

동식 아시지.

그래 근데... ?

동식 하기 쉬운 일은 꼭 자기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자꾸

어렵고 위험한 아이템에 집착 하는 경향이 있어. 피를 끓게 하나봐

그래 승부에 집착... 하시는군요.

영업3팀을 보면 파티션을 사이에 두고 고과장과 업무에 대해 얘기중인 상식

 

동식 (상식 보며) 이젠 그런 정서는 좀 털어버려야 하는데 말야..

과장님 연배에 아직 과장 달고 있는 사람 별로 없어.

(한숨 쉬며) 고과 관리를 너무 안 하셔. 지금은 실적이 분명한 일을 해서 결과를 남겨야 하는데 말야. 승진하셔야 한다구.

그래 (상식을 본다)

동식 (한숨) 우리가 잘하자. 어쩔 수 없어. 하시겠다는데...

못 하면 또 술 먹고 사고 치신다.

 

고과장과 열정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상식의 모습

 

6. 자원팀/

 

영이에게 보류된 기획서를 내미는 하대리.

 

영이 (당황해서) 보류된 건이요?

하대리 우리 팀에선 통과된 건데 재무팀에서 깠네. 까고 까고 또 깠네.

영이 (말없이 넘겨보려고 하면)

하대리 이거! 재무팀 승인 받아서 되게 만들어 봐.

영이 (놀란) ? ...

하대리 (비웃)혹시 알아? ~ 하면 다음 분기 영업계획서에 넣어줄지?

영이 (난감한 얼굴로 보류 기획서를 내려다본다)...

유대리(e) 혼자서 열라 삽질 하겠네요.

 

7. 탕비실 /

 

유대리는 파쇄를 하고 하대리는 복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대리 재무팀에서 절대 승인 안 해줘. 분기마다 수정해서 올렸는데.

씨알도 안 먹혔잖아. 재무팀을 어떻게 설득할 거야.

 

그래, 복사물 들고 들어오다가 두 사람을 보고 멈칫한다. 인사하면

그래를 흘깃 보는 두 사람, 여전히 안 좋은 감정을 감추지 않는다.

복사 기다리며 엉거주춤 서 있는 그래.

 

유대리 (신경도 안 쓰고) 근데요. 만에 하나 해 오면 누구 사업이 되는 거예요.

하대리 사업은 무슨. ! 그럼 너랑 나는 접시물에 코 박고 죽어야 돼 임마!

유대리 (머쓱) 근데 재무팀에서 넘어온 의견서는 왜 안 주셨어요?

하대리 지가 뺑이 쳐 알아내야지! 왜 줘?( 들으라는 듯) 정 모르면 들고 오과장한 테 또 튀어 가겠지 뭐 (감정 안 좋은 얼굴로 그래를 흘깃 본다)

그래 ....

 

8. 탕비실 밖 + 복도/

 

그래, 나오면서 자원팀을 돌아본다.

고민스러운 얼굴로 기획서를 보고 있는 영이가 보인다.

입구에서 들어오던 상식, 그러고 서 있는 그래를 보다 그 시선 끝의 영이도 본다

 

상식 망부석도 아니고 말야.

그래 (깜짝! 돌아보면)

상식 (걸으며) 괜히 어설프게 보은 하려고 하지 마라. 그것도 능력이 있어야 하 는 거야. 능력 없는 놈이 도와준다고 설치는 것만큼 민폐도 없어 (휙 가 ) 철강팀 자료 곧 넘겨라.

그래 (따라가며) . .. 근데 과장님. 사업 기획안은 재무팀에서 처리 안 해 주면 가망이 없는 건가요?

상식 없지. (한숨 쉬며) 재무팀 넘기가 녹록치 않아요~ 재무팀 실무선 다 통과 해도 재무부장한테서 걸려 반려 되는 건이 반이야.

 

9. 중간정원 /

 

서류를 들고 다급히 걸어오는 석율의 눈이 휘둥그래진다.

 

상식(e) 재무부장이 엄청나게 깐깐하고 꼼꼼하게 따지는 사람이거든.

 

잘 빠진 여자가 앞에서 걸어가고 있다. 혹해서 따라가는 석율

 

상식(e) 평소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또각또각 걸어가는 뒷모습에 완전히 사로잡힌 듯 걸어가는 석율

얼굴을 보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지고..

빨라질수록 석율의 심장 뛰는 속도도 쿵쿵쿵 빨라진다. 그 위로 상식의 얘기 계속.

 

상식(e) 완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십중팔구 깨져서 나와.

 

거의 다가간 석율,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어깨 위로 손을 내밀어 가볍게 건드리며

석율 저기요..

상식(e) 근데.. 이상하게 나는 그 분의 그런 일처리가 엄청,

 

멈춰 서서 천천히 돌아보는 여자 위로

 

상식(e) 섹시해!!

 

동시에 하회탈 같은 김선주 부장의 얼굴, 그리고 동시에 "!!!" 하는 석율

벼락 소리가 나며 머릿 속도 벼락을 맞은 것 같이 쩍 갈라지는 고통을 느낀다.

 

김선주부장 (웃는 얼굴로 나즉하고 나른하게) ~ 누구?

석율 (후들후들) .. 아뇨.

석율(e) (패닉) .. 오래된 하회탈이 하나.. 있더라구요.


10. 섬유팀/

 

일 하고 있는 성대리 뒤에 앉아서 쇼크 상태로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석율

 

석율 너무 큰 괴리감이 준 순간적인 공황과 쇼크? 여기 여기 벼락을 맞아 머리 가 쩍! 갈라지는 고통? 그런 상태거든요, 지금 제가.

성대리 (돌아서서 석율 손에 서류 한 무더기 주며) 재무부장님 봤구나.

석율 (무심결에 받아 들며) .. 재무부장님이요?

성대리 , 하회탈이라며? (또 서류 한 무더기 얹으며) 괜찮은 분이야. 합리적이 , (또 한 무더기 얹으며) 신입들 의견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 한마디로 열린 사람이지! 우리 한석율씨처럼 (또 얹는다)

석율 (~) ..

성대리 (일어나며) 그거 처리 좀 부탁해 (휙 나간다)

석율 (그제서야 손에 잔뜩 든 서류 보며) ....

 

11. 철강팀 /

 

'워딩이랑 넘버 확인 제대로 했지?' '비엘드래프트온 거 어디 갔어.'

'아니아니 그건 업체로 보내야지. 바이어한테 연락하고.‘

주변의 일하는 소음 속에서 여전히 아무 일도 못 얻고 책을 보며 앉아 있는 백기.

여전히 바쁘게 전화 통화 하며 일하는 강대리의 통화 소리도 들린다.

 

강대리(e). 부장님. 네고 들어갔는데 하자가 있어서 서류 수정 중이에요. .

 

백기, 강대리의 소음과 주변의 바쁘게 일하는 소음을 애써 무시하며 눈을 감지만

점점 더 크게 들리는 소음들.. 그때

 

그래(off) 강대리님.

 

눈을 뜨는 백기, 돌아보면 서류 들고 강대리에게 인사하고 있는 그래

백기와 눈이 마주치는 그래. 가볍게 목례한다.

 

그래 요청하신 서륩니다. 그리고 김대리님이 이태리향 500톤 선적서류 네고

들어갔는지 여쭤보셨어요.

강대리 고마워요. 네고는 내일 쯤 돼야겠네요. , 인보이스패킹 준비되면

김대리님 보고 전화한통 해 달라 전해줘요. 그래씨가 연락해주던지.

그래 네 알겠습니다. (꾸벅하고 가면)

 

끓어오르는 백기,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일어난다.

 

백기 대리님, 저희 팀은 영업계획서 작업 안 합니까?

강대리 진행 중이니까 장백기 씨는 걱정하지 말아요.

백기 제가 왜 걱정하지 말아야 합니까? 저도 철강팀입니다.

강대리 (그제서야 본다)

백기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 겁니까?

강대리 (가만히 보다가) 장백기씨는 꽤나 일 크게 만드는 스타일이군요.

주목받고 싶어 하는 스타일 이거나.

백기 (울컥) 대리님

강대리 왜 이러는 거냐? 이게 대답이 됐으면 좋겠군요.

나는 아직 장백기씨가 충분히 교육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백기 (구겨지며) ?

 

강대리, 옆에 있는 서류파일철들을 뒤져서 하나를 찾는다.

포스트잇에 뭔가 써서 파일철 안에 붙인 후 준다.

 

강대리 그래도 하겠다고 하니까 이거 해 와요.

백기 (보면)

강대리 내가 지금, 업무를 준 겁니다. (서류 들고 나간다)

 

백기, 나가는 강대리를 보다가 자리로 가서 앉는다.

파일을 보다가 천천히 넘겨보는 순간, 표정 일그러진다. 업체 리스트 쭉 있고 그 위에 붙은 포스트 잇 <엑셀로 표 만들어 놓으세요>

파일을 확! 덮어 버리는 백기, 분을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돌아서다가

서류를 들고 복도를 지나가는 영이와 눈이 마주친다. 보는 두 사람..

 

12. 중간 정원 /

 

백기, 영이 나란히.

 

백기 (영이의 상처 난 얼굴 보면서) 얼굴은 왜 그래요?

영이 (못 들은 척) 자원팀 있을 때 혹시 이거 본 적 있어요? (서류를 내민다)

백기 (보고) 탄소배출권 아이템이네요? 보류된 건인데?

영이 . 다음분기 영업계획서에 들어갈 건으로 해보라시는데, 왜 보류 됐는 지 알 수가 없어서요.

백기 (영이를 보다가) 그래서, 하겠다고 했어요? 통과시키겠다고?

영이 (본다)

백기 자원팀 분들이 영이씨한테 듣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닐텐데요..?

영이 (본다)

백기 그냥 져 줘요. 죄송합니다. 못하겠습니다. 도와주세요. 하세요.

영이 (본다)

백기 (시선 받다가 졌다는 듯 한숨 푹~) 제가 알기론 그때 실무팀 의견은

통과했는데 재무부장님이 부정적이셨대요.

영이 재무부장님이요..?

백기 가장 빠른 답을 얻으려면 재무부장님을 찾아 가야겠죠.

영이 (난감하다)..

백기 만나기 쉽지 않을 거예요. 보류 이유 알고 싶단 걸로 면담 신청 해봤자

실무팀과 얘기하라고 하실 겁니다. 지난 번에도 그러셨어요

영이 ?

백기 (웃으며) 인턴 때 저도 한번 다른 보류 건으로 시도해 본 적 있거든요

영이 (힘 없이 웃으며) ...

백기 그냥 져주세요.

 

영이, 대답 없이 하늘을 본다... 먹구름이 낀 하늘이다.

 

영이 비가 올 거 같네요...

백기 (보며) 그렇네..

영이 지나가는 비 일 거 같아요

백기 (하늘을 보다가.. 그대로 문득) 끝나고 술 한잔 할까요?

영이 (본다)

백기 (영이를 휙 보며) 상사 뒷담화 타임

영이 (픽 웃는)

 

13. 영업3/

 

바쁜 영업3팀 분위기. 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 (통화하는) 리스크 팀이죠? .. 서류 확인 하셨습니까? 이란 쪽 상황은 저희 주재원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상식 (다가 와서) 장그래, 아까 말한 자료 어디다 뒀어?

그래 (통화하며 얼른 자료를 찾아 건네고) , 미팅은 그날 3.. 알겠습니다.

(끊는데 전화가 오고) 원 인터 영업 3팀 장그랩니다. . 서류 준비 다 됐

습니다. 오과장님 검토 끝나면 결재 올리겠습니다. (다시 전화 걸며) .. .. 원유 처리 방법 이메일 부탁드린 거 (이메일 확인하며) , 네 왔네 . 네 감사합니다.(끊으면 다시 울리는 전화, 받으며) , 원인터,

석율(e) (느끼한) 비도 오는데, 퇴근하고 술 한 잔 할까?

 

그래, 멈칫, 뒤 돌아보면, 석율, 전화 들고 씩 웃으며 밖에 서 있다.

 

그래 (찡그리며) 바쁩니다 (전화 끊으면)

석율 (들어오며 상식에게 인사하고 동식에게 구령) 태성!

동식 (창피한)

석율 (그래에게) 원래 이런 날엔 술 마시면서 상사한테 받은 스트레스도 풀고 그래야 하는데, 참 너나 나나 그런 쪽으로는 풀 스트레스가 없네 (동식에 게 넉살좋게) 안 그렇습니까? 선배님?!

그래 가십시오

석율 (상식에게 넉살좋게) 과장님, 동기들끼리 술 한 해 보고 어디 진정 한 상사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상식 (흘깃 본다)

석율 (동식에게) 안 그렇습니까? 선배님?

그래 가십시오!

동식 (일하며)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상식 장그래, 오늘 대강 마무리 하고 가서 한잔 해. 그 친구 말이 맞아.

그래 아닙니다.

석율 (그새 전화 중) 장백기씨, 오늘 끝나고 동기들끼리 한잔 꺽읍시다!

그래 (당황해서 보면)

 

14. 술집 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석율과 그래,

 

석율 거 참, 제일 술 마시고 싶은 두 사람이 까내 네. 아직 참을 만 한가보지?

궁시렁대며 앉을 자리를 찾아 죽~ 가다가 갑자기 홱! 돌아 선다.

 

석율 (심드렁하게)나갑시다.

그래 (의아)왜요?

석율 역시 여긴 여자랑 같이 와야 돼. 딱 봐! 맨 스퇄이 아니잖아

그래 (피곤한) 한석율씨


석율, 벌써 문 쪽으로 갔다. 그래, 어쩔 수 없이 따라 가고.

석율, 문을 휙 여는데 밖에서 같이 문을 열려던 백기, 그 뒤에 영이.

깜짝 놀라는 네 사람.

 

석율 (백기와 영이를 번갈아 보며) 뭐야? 뭐야? 뭐야? 술 안 마신다면서?

백기/영이 (당황)

그래 (영이를 보는)...

 

15. 술집 외경 인서트/

16. 술집 안 /

 

맥주잔에 소주 콸콸 따르고 숟가락으로 휘 저으며 척척 쏘맥 말고 있는 석율.

약간 어색하게 앉아 있는 세 사람.. 그래, 영이를 본다.

석율, 소맥을 한잔씩 척척 주고.

 

석율 안영이씨도 참, 그런 고민이 있음 나 한석율과 의논해야죠.

장백기씨도 지금 제 코가 석잔데 카운셀링이 가당키나해요?

백기 (어이없는....)

석율 우리 백기씨 얼굴 좀 보세요. 얼마나 난처해? 거절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해 줄 말은 없고. 사람 그렇게 곤란하게 하는 거 아냐

백기 (점점...)

영이 (어색하게 백기를 본다)

그래 저라면.. 재무부장님을 일단 찾아가 볼 것 같아요

백기/영이 (본다)

백기 (냉하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녜요. 회사엔 엄연히 절차라는 게 있으니까.

석율 그래 친구, 내 보기엔 엄청 어려운 분이야. (다시 쇼크가 떠 오른 듯)

뒷 판과 앞 판이 완전 달라. 문제와 답이 다르다구!

고차방정식도 이런 난해가 없어요!

일동 (뭔 소린가 싶어 본다)

석율 근데 (갸웃) 우리 성선배님 말로는 괜찮은 분이라잖아.

합리적이고..열린 사람이라며. 신입 말도 잘 들어 준다며.

그래 오과장님도 그렇게 꽉 막힌 분은 아니라셨거든요

백기 남의 일이라고 참 쉽게 말하네...

그래 (백기를 본다. 약간 굳은 얼굴이다)

백기 (술 마시면서) 이해합니다. 장그래씨 하고는 공유가 안 되는 얘길지도

모르니까.

일동 (약간 긴장해서 본다)

백기 (마시며) 절차란 건, 장그래씨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걸지도

모르죠. 일종의 약속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그 약속을 믿고 준비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거든요.

그래 (보는) ...

백기 최소한, 약속을 믿고 사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는데

(그래를 보고 싱긋 웃는다)

 

그래, 백기를 본다. 백기도 그래를 본다.. 긴장된 공기 흐르는데 ..

 

영이 해 보죠, .

일동 (본다)

백기 (조금 당황해서) 영이씨..

영이 (웃으며) 해 볼께요. 신입 패기 쩐다고 예쁘게 봐주실지도 모르잖아요

백기/ 그래 (보면)

석율 오케이~!! 난 예쁘게 봐 준다에 한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