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대본 미생 1화 (7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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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도로 / 낮
꽉 막힌 출근 길 도로.
77. 상식의 차 안 / 낮
상식, 막힌 도로 상황에 거의 패닉 상태로 앞을 노려 보고 있다.
라디오(e) 출근길 교통 상황입니다. 오늘 유난히 교통량이 많은데요. 서울 시내 주요 도로 양방향 모두 꽉꽉 막혀 있습니다. 먼저 올림픽 도로입니다.
상식 (전화 오자 받자마자) 30분 동안 500미터.
동식(e) 네에~?! 어떡해요!!
상식 날으랴?
<# 77-1 / 영업3팀 동식 + 상식의 차안 상식 분할 화면>
동식 지금 어디신데요?!
상식 동식아.. 우린 익숙한 것, 친숙한 것으로부터 낯설어지기를 연습해야 한다.
그래야 우린 좀 더 우리 삶을 새로운 차원에서 경험해 볼 수 있지.
낯설게 보기 위해 우리는 공포에서 한 발짝 떨어져 볼 필요가 있다.
동식 과장님, 아까 부장님이 과장님 정신줄 놓으시면 해고예고수당 드린데요.
상식 (정신 번쩍) 지금 올림픽 도로, 평균 진행속도 시속 12km. 미팅 장소까지 8km. 예상 소요시간 50분. 미팅 시간 30분 오버 예상.
동식 30분이나요?!!!! 일단 끊어 보세요
78. 영업3팀 / 낮
동식 아~ 미치겠네. (전화기 열며) 부장님 핸폰 번호가...
그래 (또 유선전화를 들어 거침없이 번호를 누르며) 연결했습니다.
동식 (놀란다) 어? 어.. (전화 받으며) 부장님. 동식인데요. 과장님이..(놀란)
예??? (그래를 보며)아니, 그래도 얠 어떻게.. (전화에 작게) 부장님, 얜 아무 것도 모릅니다아. (난감한) 예.. 예.. 예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그래를 본다)
그래 (네? 하듯 쳐다 보면)
동식 (하~ 어이가 없지만..) 장그래씨, 그래씨가 좀 가야겠어.
그래 (놀란) 네?
동식 말 안되지? 다른 방법도 없어. (인삼절편 샘플 챙기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과장님 가실 때 까지 잡아 둬. 알았지?! (샘플 주며) 자, 인삼절편샘플 (발 음이 안 돼 몇 번 시도 애드립 후 할 수 없이 또박또박) 인.삼.샘.플.절.편
그래 (긴장한 얼굴로 받는)
동식 (단단하게) 26년 동안 한 일은 없어도 쓸 만 한 놈이란 걸 보여줘라.
그래 (보다가) 네.(꾸벅하고 가면)
동식 (그래의 뒷모습을 보며) 꼭 보여 (허물어지며 ) 줄 리가 줄 리가 없잖아~~!!
무슨 수로~ 무슨 수로오~
그래(e) 그러니까, 내말이...
걸어가는 그래의 뒷모습
79. 도로 / 낮
꽉 막혀 있는 도로에서 여기 저기 빵빵~
80. 호텔 카페 안/ 낮
샘플이 든 쇼핑백을 들고 긴장한 얼굴로 들어서는 그래
그래(e) 나라고
<f.c//>
동식 무슨 수를 쓰든 잡아 둬
한 눈에 창가에 앉아 있는 외국인이 보인다.
더더욱 긴장으로 굳어서 쳐다 보는 그래
그래(e)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냐..
81. 호텔 주차장/ 낮
차에서 사색이 되어 내리는 상식
상식 그렇다고 걔를 보내면 어떡하냐아~! 영어도 못 한다며?!
동식(e) 활 떠났고요, 저도 떠났구요, 나머진 진인사대천명이죠.
상식 (한숨) 끊자 (끊고) 그래, 싹수가 노란 놈인지 파란 놈인지 보자구
82. 호텔 카페 입구/ 낮
초췌한 매무새를 다듬으며 다급히 카페 안으로 들어서는 상식.
빈 카페 안이다. 조금 일그러지는 표정. 핸드폰을 꺼내며 시야를 가린 기둥이나
벽을 천천히 지나는 상식. 서서히 나타나는 풍경에 멈칫한다.
창 옆에 자리한 그래와 헨리. 헨리는 고심하는 표정과 자세로 탁자 위 흰 종이를
뚫어져라 보고 있고, 그 앞에 앉아 담담하게 쳐다보고 있는 그래.
상식 (의아하게 보며) 뭘 하고 있는 거야..?
앉아 있는 그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는 상식.
83. 카페 안 그래의 자리/ 낮
상식 헨리?
헨리 헤이! 미스터 오!
일어나며 목례하는 그래와 눈이 마주치는 상식. 다시 헨리에게.
상식 (영어) 미안해요. 오래 기다리게 해서
헨리 오! 괜찮아요. 미스터 장 때문에 지루한 줄 몰랐어요
상식 네?
그래를 보면 의연한 얼굴의 그래.
상식, ‘얘 봐라’ 하는 표정으로.
84. 호텔 주차장/ 낮
차 앞에서 헨리를 배웅하는 상식과 그래
상식 그럼 현장 방문하시는 날에 다시 뵙겠습니다.
헨리 그러죠. (인사하고 가려다가) 아! (그래에게) 아까 그 퀴즈 이름이 뭡니까?
상식 (의아하게) 퀴즈?
그래 ...바둑입니다.
상식 바둑? 아! 고! (다시 그래에게) 고 맞지? (헨리에게) 고라고합니다.
헨리 고?
그래 아뇨. (또박또박) 바둑.
상식 (그래를 본다)
헨리 바둑. (끄덕끄덕하며) 재밌었어요. (인사하고 차 뒷자석에 타면 출발한다)
상식 (그래를 힐끔 보며) 바둑 가르쳐 주고 있었어?
그래 네. (주머니에서 헨리가 쳐다보고 있던 종이를 꺼내 준다)
상식 (보며 피식 웃고 종이 주며) 잘 둬?
그래 아뇨.
상식 (응? 하듯 본다)
그래 그냥, 어쩌다 딱 거기까지만 아는 거라서요.
그래(e)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래 더 늦으셨음 밑천 털릴 뻔 했습니다.
상식 (허! 하며 헛웃음 짓고는) 재밌는 녀석이네? (웃으며 차 쪽으로 간다)
그래(e) 싫다. 정말.
일그러지는 얼굴로 손에 쥔 종이를 화악 구긴다
85. 상식의 차 안/ 낮
빨개진 눈으로 운전에 집중한 상식, 단단한 옆 모습이다.
그래, 상식이 눈치 채지 못하게 차 안을 슥~ 본다. 서류, 파일, 샘플들이 마구 던져져 있고 쌓여 있는 난잡하고 복잡한 차 안. 할 말을 잃는 그래.
상식 고졸 검정고시는 그렇다 치고, 외국어 전무, 특기 전무, 스펙 전무,
요즘 애들 답지 않네. 여기 오기 전엔 뭐했어?
그래 ... 아무 것도 안 했습니다.
상식 (흘깃 봤다가 다시 정면) 그럼, 이제부터 시작하겠다는 거냐? 스물 여섯에?
그래 네. (흔들림 없이 정면 본다)
상식 (그런 그래를 보다가) 너, 억세게 운 좋은 놈인 거 알아?
그래 네?
상식 내가 있었음 안 받았어 임마. 오바마줄을 타고 내려 왔어도 안 받았다
그래 (숙이는...)
상식 당장 바이어랑 맞짱 떠서 계약서 싸인 받아 올 수 있는 놈이 필요하거든.
키워서 잡아먹을 놈, 필요 없어 우리 팀엔.
그래 죄송합니다.
상식 들어가는 이 길로, 너 도로 가져가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 과장님
상식 너 나 홀려 봐
그래 네?
상식 홀려서 널 팔아 보라구. 너의 뭘 팔 수 있어?
그래 (쳐다보는 na) 나의 무엇, 내게 남은 단 하나의 무엇.
상식 없어?
그래(na)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무엇.
상식 없지?
그래 노력이요.
상식 (본다)
그래 (당황) 그.. 그러니까.. 전 지금까지 제 노력을 쓰지 않았으니까...
제.. 제 노력은 쌔빠시 신상입니다!
상식 뭐.. 뭔 신상?
그래 열심히 하겠습니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상식 안 사 임마!
그래 !
86. 도로 / 낮
부웅~ 달리는 상식의 차
87. 영업3팀 / 낮
인사하며 급히 책상으로 오는 상식, 그 속도에 맞춰서 뒤 따라 오는 그래.
상식 (전화 거는) 동식아. 아, 잘 해결 됐어 (사이)(그래 흘깃 보며) 하여튼 잘 됐 어. 그리고, 말레이시아 클레임 건 말야, 우리가 부담 못하지. (컴퓨터 조작 하며) FOB 계약했을 거야. 맞네. 목포장 불완전 여부 충분했잖아. 운송인상 업과실 여부 따져야 하고, 사유 충분하니까 들어오는 대로 쪼아! 이 새끼들, 호구 잡겠단 거야? 끊어. (윗도리를 벗으며) 왜 안 사겠다는 건지 알아?
그래 ...
상식 (의자에 걸으며) 흔해 빠진 게 열심히 하는 놈들이거든. 회사란 데가.
그래 !....
상식 (의자 끌어 앉으며) 고로, 니가 팔려는 물건은 변별력이 없다
그래 제 노력은 다릅니다!
상식 달라? (어이없어 돌아보며) 뭐가 달라?
그래 질이요
상식 (찡그리며) 엉?
그래(na)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
그래 야..양도요.
상식 (어이없이 보는, 헛웃음 웃으며 서랍에서 외장하드 하나를 꺼내 툭 주며)
그래, 얼마나 다른지 보자. 우리 팀 아이템 관련 서류들이야.
폴더는 만들었으니까 해당 폴더에 정리해서 옮겨
그래 (받으며) 네.. (외장하드를 본다)
상식 할 수 있겠어?
그래 네!
상식 뭐해? 가서 해
그래 네! ( 후다닥 자리로 가서 컴퓨터 켠다)
상식 (어이 없이 보며) 질과 양이 다른, 쌔빠시 신상?
88. 백화점 양복 코너/ 낮
포장한 양복을 내어 주는 점원
그래모 (받으며) 신상 맞지이?
점원 예에~ 맞습니다. 카드로 하시면 6개월 무이자 할부 가능하세요
그래모 카드 읎어~ (만 원짜리 천 원짜리로 돈 세서 주고) 신상 확실하지~?
89. 영업3팀 / 낮
그래의 컴퓨터 안. IT제품군 수,출입 관련 제안서/기안서/매출현황들이 뒤죽박죽
널려 있다. 유심히 쳐다 보고 있는 그래.
그래(e) 뒤죽박죽이네. 하지만,
A4 용지 한 장을 펼치고 펜을 든다. 화면을 보며 조금 생각하는.
<# 89-1 f.c// 컴퓨터 앞의 어린 그래>
컴퓨터에 기보 정리 폴더작업을 하고 있는 어린 그래.
그래(e) (자조적으로) 이런 것도
써 먹을 데가 있긴 하네...
종이에 마인드 맵 형식으로 분류를 시작한다.
그래(e) 일단 분류를 하려면.... (종이 가운데 동그라미를 그려 뭔가를 적으며)
중심 주제를 정하고, 가지는 생각의 흐름에 따라 만들어 가면 될테니까..
다시 화면을 보며 약간 갸웃하는 얼굴이더니 클릭해서 폴더명들로 빠져 나와 죽
본다. 고심하는..
그래(e) 과장님이 만들어 주신 폴더에 우겨 넣으려니 판단이 안 되는 몇몇 파일이 걸리는데... 음...
그때 핸드폰 전화 온다. 보는.
90. 원인터 로비/ 낮
다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그래, 돌아보면 로비 한가운데 서 있는 그래모.
그래 (다급히 가며) 웬일이세요? (난감한) 제가 지금 좀 바빠서,
그래모 (옷을 툭 주며 o.l) 갈아 입어라
그래 (당황) 엄마.
그래모 너도 부모 돼 봐라. 자식 놈 개운찮은 꼴로 있는 걸 보믄,
요 눈꺼풀에 착 달라붙어 종일 암 일도 못 해
그래 (받으면)
그래모 드가라. 간다.
그래 (얼른 돈 꺼내며) 엄마, 택시 타세요
그래모 지랄 옆차기 한다아~ (휘적휘적 간다)
그래 (그 뒷모습 보는....) .... 엄마! 밥 드셨어요?!
그래모 (쳐다보지도 않고) 먹었지 그럼! (휘적휘적 걸어 나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서 있는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