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본

드라마대본 제중원 3화 (76-82(3화엔딩)) +4화(1-15)

popcorny 2018. 3. 1. 22:18

본 대본의 저작권은 SBS 드라마 제중원에 있으며 저작권 문제시 본 포스팅은 수정 및 삭제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76. 경우궁 앞 (밤)


정조 후궁의 사당으로 적당한 크기의 전통 가옥이다. 

일본 병사들이 지키고 있다가 길을 내주고, 어가 행렬이 들어가면 다시 막는다. 

마지막에 따라온 김옥균과 홍영식, 일본공사와 인사를 나눈다. 


김옥균:이제 패는 우리 쪽으로 넘어왔소. 

일본공사:(끄덕이며) 이제 조선 왕만 설득하면 됩니다.

홍영식:염려할 것 없소. 


김옥균과 홍영식, 충의계들과 사관생도들 안으로 들어가고... 


77. 경우궁 안 (밤)


김옥균과 홍영식, 들어와서 뒤돌아서면 충의계, 사관생도들 멈춘다. 


김옥균:이제 대신들이 이리로 올 것이다. 들어오는 족족 저승으로 보내라. 

홍영식:(동조하듯 끄덕이고) ...

일동:네! 


김옥균과 홍영식, 안으로 들어가면, 

우두머리의 지시에 의해 충의계와 사관생도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78. 몽타쥬


경우궁 곳곳에서 대신들이 사관생도들의 칼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들...


INS) 도양의 집 전경


규현E:도양아... 도양아...


79. 도양의 방 (밤)


문이 열리면서 규현이 들어오면, 

도양, 깍지 낀 손을 베고 누워 생각에 잠겨 있다가 벌떡 일어난다. 


규현:포도청에서 사람들이 왔다. 도대체 왜들 그런 거냐?

도양:(대답하지 않고 부리나케 나가고) ...

규현:쟤... 쟤가... 어른이 말하면 대답을 해야지 (하다가 따라 나가는) 


80. 안채 (밤)


백태현, 자다 나온 듯한 속곳 차림으로 마루에 서 있고...

포도대장과 정포교가 마당에 서서 보고 하고 있다. 


백태현:뭐라고? 김옥균 일파가 난을 일으켰단 말이냐?

포도대장:...네. 우영사 대감이 칼에 맞았고, 그 외 신료들이 불귀의 객이 되었다고 합니다. 

백태현:주상은 어디 계신가?

포도대장:급진 개화파들이 경우궁으로 모셨다고 합니다. 

백태현: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잠시 기다리거라. 

도양E:아버님!


도양, 안채로 뛰어 들어오고 있다. 정포교, 도양에게 목례를 하고...

백태현, 돌아보는데... 


81. 안방 (밤)


도양, 백태현이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도양:아버님, 나가시면 안 됩니다. 

백태현:(노기가 서려) 그러자고 돌아온 것이냐?

도양:이미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병환 중이라 하시고 집에 계십시오. 허면... 그 다음은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백태현:(가만보다) 아비가 자리보존에 연연한다 비난하지 않았느냐? 헌데... 이제와 나라의 안위는 고사하고... 실리를 챙기라 하는 것이냐?

도양:네, 챙기십시오. 저를 책망하는 일도, 아버님의 그 잘나신 명분도 살아야만 그 뜻도 돈독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살아남으셔서 마음껏 하시고 싶으신 대로 하십시오. 

백태현:...내가 너를... 그리 가르쳤더냐?

도양:뭐라 비난하셔도 좋습니다. 단지, 아버님이 잘못된 선택을 안 하시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백태현:(침통한 표정으로) ...자식을 잘못 가르친 나를 책망하마. (나가면) 

도양:지금 나가시면 돌아가십니다! 

백태현:(돌아보곤) 못난 놈...! (나가고) 

도양:(따라 나가는데) ... 


82. 마루 (밤)


도양, 백태현을 따라 나온다.

포도대장과 정포교, 그리고 백규현도 서 있다. 


도양:아버님! 

백태현:시끄럽다! (내려서며) 가자. 경우궁으로 가봐야겠다. 

포도대장:네...

규현:형님, 아무래도 안 가시는 게...

백태현: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국가의 녹을 먹는 자로서 어찌 가만히 있겠느냐!

정포교:....

도양:(앞으로 가로막으며) 아버님, 한번만 더 생각해 보십시오. 왜 저들에게 아까운 목숨을 버리려 하십니까? 

백태현:(밀치며) 비켜라! 더는 들을 가치가 없다. 

도양:아버님! 


도양, 정포교의 칼을 빼앗아 달려간다. 

도양, 칼을 뽑아 협문 앞에 서서 아버지를 겨눈다. 포도대장과 정포교, 놀라고...!


규현:도양아! 

도양:모... 못 가십니다.

-엔딩.



4화

1. 마루 (밤)


도양, 백태현을 따라 나온다.

포도대장과 정포교, 그리고 백규현도 서 있다. 


도양:아버님! 

백태현:시끄럽다! (내려서며) 가자. 경우궁으로 가봐야겠다. 

포도대장:네...

규현:형님, 아무래도 안 가시는 게...

백태현: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국가의 녹을 먹는 자로서 어찌 가만히 있겠느냐!

정포교:....

도양:(앞으로 가로막으며) 아버님, 한번만 더 생각해 보십시오. 왜 저들에게 아까운 목숨을 버리려 하십니까? 

백태현:(밀치며) 비켜라! 더는 들을 가치가 없다. 

도양:아버님! 


도양, 정포교의 칼을 빼앗아 달려간다. 

도양, 칼을 뽑아 협문 앞에 서서 아버지를 겨눈다. 포도대장과 정포교, 놀라고...!


규현:도양아! 

도양:모... 못 가십니다.

백태현:(얼굴에 경련이 일고) 이것이 네가 말하는 실리고, 실용이냐? 

도양:...

백태현:...베거라...

도양:...!

백태현:(언성 높여 치 떨리는 목소리로) 베라지 않느냐! 

도양:소자... 아버님을 살리려는 것입니다. 

백태현:(노려보고) ...

도양:(칼을 쥔 손이 떨려오는데) ...

백태현:(다가와 손으로 칼을 치우고 나간다) ... 

도양:(칼을 떨어뜨리고, 돌아서며) 아버님! 

규현:형님! (따라 나가고) 

포도대장:(나가며 도양의 어깨를 토닥이곤) 내가 대감을 잘 지킬 것이니... 너무 걱정할 것 없다. 

정포교:(칼을 주우며) 혼심을 다해 보필하겠습니다. 


포도대장과 정포교가 가면... 도양, 멍하니 암담한 표정으로 서 있는데... 


2. 목인덕의 집 방 (밤)


상체가 벗겨진 민영익, 신음하는 가운데 한의사 몇 명이 화예석 가루와 꿀을 섞은 것을 상처 부위에 바르고 있다. 한켠에서 다른 한의사 몇 명이 화예석을 가루로 내고 있고... 그 모습을 황정과 유희서, 목인덕이 보고 있다. 


황정:혹시... 매 맞아 생긴 상처에 바르는 고약을 만드시는 겁니까?

한의사1:(가루를 내다 말고 귀찮다는 듯) 매를 맞아 상한 건 오황산이나 황백을 쓰지요, 이건 지혈을 하는데 효험이 있는 화예석이오. 

유희서:효험이 있다면 피가 멈춰야 할 것 아니오! 

상수:(꼿꼿한) 자상이 심해 조금 지체되는 것뿐이오.

수행원:(심란하기만 한데) ... 

유희서:곧 양의원이 올 것이오. 그러니...

상수:(말 자르고) 어찌 조선 사람을 양귀에게 맡긴단 말이오? 

유희서:(답답한) ...

상수:치료에 방해가 되니 다들 나가시오!

수행원:(밀어내며) 자자... 나가들 주시오!


황정, 유희서, 목인덕 등 밀려나는데...


3. 마당 (밤)


황정과 유희서, 목인덕이 있고... 모두 걱정스런 기색인데... 


유희서:수술에 앞서 소독을 하실 텐데... 저리 돌가루와 꿀을 발라 놓으시면 시간이 더 지체됩니다. 

황정:해도 두 손 놓고 있어선 안 될 것 같은데요. 

목인덕:(안타까운데) 알렌이 빨리 와야 할 텐데...


이때, 미국공사가 뛰어 들어온다. 


미국공사:(영어) 닥터 알렌이 옵니다! 


일동, 반색하며 보면... 알렌과 스커더가 들어온다. 


유희서:닥터 알렌!

알렌:미스터 유!

유희서:(영어)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알렌:(황정을 발견하곤) 아! 미스터 황! 상처는 괜찮소? 

황정:네? 아... 의원님 덕분입니다. 

알렌:(다행인듯 보고 유희서에게) 환잔 어딨소?

유희서:이쪽입니다. 


일동, 사랑채 쪽으로 향한다. 


4. 목인덕의 집 방 (밤) 


민영익, 사경을 헤매고 있고 수행원, 민영익 옆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상수와 한의사 두어 명, 일어나 알렌 일행을 막아서며 실랑이 중이다. 


상수:글쎄, 안 된다 하지 않았소! 썩 물러가시오! 

민영익:(신음하고) ... 

수행원:대감님...

알렌:(민영익을 넘겨보며 다가서려는) 시간 없소. 빨리 해야 하오. 

상수:(막으며) 어딜! 

수행원:(화내며) 아, 누가 됐든 어떻게 좀 해보시오! 

상수:(수행원에게) 누가 됐든 이라니요! 당신은 근본도 모르는 저 양귀가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난, 죽어도 못 믿겠소. 

알렌/유희서:(곤란한 표정인데) ....

황정:제가 믿게 해주겠습니다! 

유희서:황서생...!

상수:뭘 믿게 해준다는 겁니까! 저 양귀 손에 구사일생이라도 한 게요?

황정:예. (상의를 벗자) 이게 바로 증거입니다. 


황정의 몸에 몇 개의 흉터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수행원, 상수와 한의사들, 뭐하는 짓인가 하다가 놀라는 표정이 되는데... 


황정:얼마 전 총상을 입고 죽음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그런 저를 여기 알렌 의원님께서 치료해 주셨습니다. 

수행원:(다가가며) 어디...어디 좀 봅시다. (만져보고 놀라는) 세상에... 

상수:(동요하지만) 허나, 살리는 것에도 다 예가 있는 법이오, 아무리 천한 갖바치도 사람 살은 안 꿰매는 법입니다. 그걸 거스르면 사람을 고치는 것이나 마소를 고치는 소침쟁이나 다를 게 무에 있겠소?

황정:지금은 방법을 따질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사람을 살리고 봐야 하지 않습니까? 

유희서:백번 옳은 말씀입니다. 

상수:(부르르 떨고) ...그래서, 우리들은 살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요? 

유희서:아닙니다. 단지... 양의술과 한의술은 다르다는 것이고... 지금 상황은 양의술로 하는 것이 유리하단 뜻입니다. 


알렌, 유희서에게 귓속말로 영어를 중얼거리면.... 


유희서:알렌 의원께서 당장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 하십니다. 

수행원:(고심하다) ...만약에 대감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목인덕:그에 대한 책임은 우리가 모두 지겠습니다. 

수행원:(마음의 결정을 내리고)좋소... 알렌의원에게 한 번 맡겨봅시다. 당신들은 일단, 집으로 돌아들 가시오. 

상수:지금 미쳤소? 

한의사들:(불쾌하고) ... 

한의사1:그만 돌아가세. 환자 쪽에서 싫다는데 우리가 여기서 시간 뺏고 있을 까닭이 뭐있는가? (눈짓주면) 


한의사들, 짐을 챙기고... 한의사 두어 명, 상수의 양쪽 팔을 붙들어 나가는데... 


상수:이것 놓으시오! 이것 놓으란 말이오! 차라리 날 죽이시오! 양의의 손에 넘기려면 차라리 날 죽이시오! (끌려 나가고) 

한의사1:(마지막으로 나가다가 돌아서) 우리가 민대감을 고칠 수 없어서 물러선다는 생각은 마시오!


그들을 배웅하러 목인덕, 푸트가 따라간다. 

알렌, 민영익을 살피곤 가방에서 약과 수술도구 등을 꺼낸다. 


알렌:고맙소, 미스터 황. 자, 그럼 이제 시작하겠소. 

유희서:(한숨 놓곤 황정을 대견히 보며) 정말 잘 하셨습니다. 

황정:(민망하고 어색한) 아, 뭘요... (알렌을 지켜보는데) 


INS) 유희서의 집 전경 (밤)


석란모E:뭐! 난리가 났다고?


5. 유희서의 집 안방 (밤)


석란과 막생, 석란모와 대화중이다. 


석란모:(안절부절하며) 니 아버진... 그래서 니 아버지는 어딨다는 게야?

석란:아버님은 목인덕 대감 댁에 계시대요. 

석란모:아니, 눈치껏 빠져나올 것이지. 거기가 어딘데 거까지 쫓아가, 가길... 

석란:제가 목대감님 댁을 아니깐 그럼, 칠복이랑 같이 갔다올 게요. 

막생:이 밤중에 어딜 간다하셔요! 

석란모:얘가... 얘가... 간이 배 밖에 나와도 유분수지. 너 정신 있어?

석란:저도 아버님이 걱정이 돼서 그래요. 

석란모:이것아, 그래두 그렇지... 집 밖은 더 위험할 거 아냐? 꼼짝 말고 집에 있어. 막생, 아랫것들 깨워서 돌아가며 번 세우고, 문이란 문은 다 걸어 잠궈. 참, 광도 꼭 잠그고!

막생:알겠어여! (일어나는데)

석란:(아쉬운 듯 일어나는데) ...


6. 석란의 방 (밤)


다소 현대적인 느낌으로 화장대와 침대, 풍금이 있는 방이다.

화장대에는 청나라에서 찍은 유역관과 어린 석란의 사진들이 있고...

책장에는 영어 원서로 된 각종 소설들이 꽂혀 있다.

석란,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걸터앉는데...


플래시 백) 

알렌:(영어)(약병을 보며) 약이 이걸로 될지 모르겠네. 어서 갑시다. 


석란, 뭔가 결심한 듯 일어나는데...


7. 유희서의 집 대문 밖 (밤)


대문이 조심스레 열리고, 석란이 장옷을 걸친 채 슬그머니 빠져나온다. 

손엔 보퉁이를 들고 있고, 종종걸음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데...


8. 경우궁 앞 (밤)


일본병사들이 문 앞에 도열해 있다. 


고종E:뭐라고?


9. 경우궁 어느 방 (밤) 


분노한 얼굴의 고종과 중전 있고 김옥균과 홍영식, 그 앞에 예를 갖추며 서 있다. 


고종:지금 뭐라 했느냐? 오늘 일어난 이 모든 일이 청나라에서 벌인 일이라 했느냐? 

김옥균:아뢰옵기 황공하오나, 그러하옵니다. 궁궐에 불을 지른 일 뿐만 아니라 군사 책임자인 사영사의 수장들과 조정의 대소신료들이 살해되었습니다. 

중전:그, 그럼.. 우영사는... 우리 영익이도 그리 되었단 말이오? 

김옥균: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러하옵니다. 

중전:(충격이고) 그, 그럴 리가 없다. 청나라와 영익이의 사이가 각별할진대... 그들이 그럴 리가... (고종을 보며) 음모입니다. 무슨 음모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홍영식:(김옥균과 시선 교환하고) 소신들도 처음엔 믿기지 않았사오나 이는 모두 사실이옵니다.

고종:...조정의 신료들이 죽임을 당하다니... 대체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김옥균:전하, 낙심하실 때가 아니옵니다. 지금 일본군들이 전하의 안위를 위해 철통같은 경비를 서고 있사오니, 전하께오서는 조속히 조정을 새로이 정비하시는데 힘을 쏟으셔야 하옵니다. 

고종:...조정을 새로 꾸리란 말인가?

김옥균:아뢰옵기 송구하오나, 그 방법이 최선일 듯하옵니다. 소신이 급한 대로 준비해온 것이 있사옵니다. (품속에서 종이를 꺼내 건네고) ...

고종:(받아 펼쳐보는) 좌의정에 홍영식... 좌우 포도대장에 박영효, 서광범... 병조참판에 서재필.. 호조참판의 김옥균? 

중전:(의아한데) 이건 모두 개화파들 일색이 아닌가!

김옥균:전하... 신을 비롯한 전하의 대신들이 조선의 독립과 개화를 위해 힘쓸 것이옵니다. 윤허하여주시옵소서. 


고종과 중전, 의심의 눈초리로 김옥균과 홍영식을 쏘아보는데...


10. 목인덕의 집 방 안 (밤) 


민영익, 신음을 하고... 그 옆에서 알렌, 가죽케이스를 열면 약가루와 용액이 든 유리병들이 여러개 진열되어 있다. 알렌, 에테르 유리병에 스포이드를 집어넣곤 용액을 빨아들인다. 황정, 유희서, 목인덕,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황정:(나지막이) 지금 무얼 하는 겁니까?

유희서:마취를 하려는 것입니다. 

황정:마취요? 

유희서:(끄덕이며) 환자가 고통을 느끼지 않게 잠들게 하는 약이죠. 황서생을 수술했을 때도 똑같은 것을 사용했습니다. 

황정:그럼... 약을 더 쓰시게 하십시오. 그러면 덜 아플 거 아닙니까. 

유희서:안됩니다. 마취약을 많이 쓰면 죽을 수도 있어요.

황정:아... (신기해하며 유심히 바라보는데) ...


알렌, 거즈를 접어 민영익 코와 입에 걸쳐서 덮은 후, 그 위에 기름종이를 놓고 스포이드 안의 에테르 용액을 점적하기 시작한다. 


알렌:(긴장을 떨치려는 듯 입으로 중얼거리는) 처음엔 20방울, 그 다음엔 40방울...그리고 그 다음엔 60방울..


황정, 홀린듯이 바라보는데... 


시간경과) 

민영익, 이윽고 눈을 스르르 감고.. 

알렌, 기다렸다는 듯이 민영익의 우측 귀 앞쪽 부분에 출혈을 막기 위해 측두동맥을 찾는데... 찾으면 찾을수록 출혈이 심각하고... 


알렌:끊어진 핏줄부터 찾아야 하오... 미스터 황... 피를 닦아주시오.

황정:(급히 린넨천으로 피를 닦고) ....

알렌:(심혈을 기울여 찾다가 반색하며) 찾았소! (지혈겸자로 혈관을 집는) 

황정:(계속 뿜어 나오던 피가 멈추자 신기하고) ...! 

알렌:(팔로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숨을 고르곤) 뜨거운 물이 필요하오. 

황정:(벌떡 일어나) 예.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청지기E:나리, 일본 공사관의 와타나베 의원께서 찾아오셨습니다. 


황정, 와타나베 의원이란 말에 순간 긴장하며 발걸음이 멈춰진다. 

목인덕과 유희서, 서로 눈빛을 마주친다. 


목인덕:(의아한) 아니, 그 사람이 왜...? (하다 나가려고 하는데) 

유희서:(목인덕을 잡는)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목인덕, 고개를 끄덕이면 유희서, 나가고... 황정, 긴장한 얼굴로 따라 나가는데...


11. 목인덕 집 방 밖 (밤) 


유희서의 뒤를 따라 나온 황정의 시야로 걸어 들어오는 와타나베가 보인다. 


유희서:와타나베상! 여긴 어쩐 일입니까?

와타나베:민영익 대감이 위독하단 얘길 듣고 왔습니다. (황정을 스치듯 보는) 

황정:(시선 피하고) ...

유희서:(의심스런) 얘길 듣다니요? 

와타나베:(황정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 공사관에서 듣고... 걱정돼 급히 달려왔습니다. 

유희서:말씀은 고맙습니다만, 와타나베상의 도움은 필요 없을 듯합니다. 지금 닥터 알렌이 수술하고 계시거든요. 

와타나베:...그래요? 하지만 조선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도 있잖습니까? 분명 제가 도울 일이 있을 겁니다. 

유희서:(주저하는 눈빛이고) ...

와타나베:...민대감이 계신 곳이 저 쪽입니까? 


와타나베, 황정을 스쳐 지나 방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유희서, 난감한 얼굴로 따라 들어가는데... 

황정, 와타나베 쪽을 지켜보다 부엌 쪽으로 빠진다. 


12. 목인덕의 집 부엌 앞 (밤) 


황정, 부엌 앞에 서서 상념에 잠겨있다. 


플래시 백) 

와타나베:(다가오는) 너무 늦어서 손을 쓸 수가 없었다. (하곤 하품하는데)


황정, 옛일이 떠올라 분노감이 일고... 하녀, 대야에 담은 뜨거운 물을 들고 나온다. 


하녀:나리, 이 정도면 될까요? (사이) 나리...?

황정:(정신이 들고) 아, 수고했네.. (대야를 받으려 하며) 이리 주게. 

하녀:(건네지 않는) 아유, 양반 나리께서 어찌 이런 일을 하신다 말하십니까. 제가 들고 가겠... 

황정:(기어코 받아드는) 괜찮으니 이리 주게... 자네가 들기엔 너무 무겁지 않은가. 


황정, 대야를 들고 성큼 걸어가면.. 하녀, 황정을 당황해 바라보는데... 


13. 목인덕의 집 방 안 (밤) 


황정, 뜨거운 물이 담긴 대야를 바닥에 놓으면... 

귀 측두골 동맥을 봉합중인 알렌 뒤로 와타나베, 유희서, 목인덕이 있고... 


알렌:(황정에게 린넨천을 건네주며) 상처 피해서 닦아요. 

황정:네... (대야에 린넨천을 적시고 민영익의 몸을 닦아내는데)... 

와타나베:(민영익 상태를 훑고 회심의 미소를 짓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거 같은데... 힘들지 않겠습니까? 

알렌:어렵지만... 이 사람은 젊소. 희망이 있소. 

유희서:닥터 알렌은 이보다 심각한 환자를 살린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와타나베:...아, 그렇습니까? ...(미간을 찌푸리는데) ... 

황정:(와타나베를 주시하는데) ...

알렌:근데, 이 사람은 누구요? 

유희서:(영어로) 일본에서 온 와타나베 의원이십니다. 

알렌:(반가워, 와타나베 보며) 아, 닥터요? 

와타나베:(싱긋 웃으며) 하이... 

알렌:그럼 혹시... 몰핀, 있소? 

와타나베:(갸웃하는) 몰핀? 

유희서:모르히네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진통제 말입니다. 

와타나베:(그제야 아는)아... 모르히네? 어.. 없.. 아니, 있습니다. 

알렌:잘됐소. 깨어나면 통증이 심할 테니... 수술 후 환자에게 주시오. 

와타나베:하이, 알겠습니다.


황정, 가방을 들고 나가는 와타나베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는데...


14. 목인덕의 집 방 밖 (밤) 


와타나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약을 주사기에 채우고 있다.


와타나베:빠가야로... 


이때, 와타나베의 손에 든 약병과 주사기를 낚아채는 사내의 손. 

와나타베, 순간 놀라 돌아보면 황정이다. 

황정, 약병을 보면 한문으로 마취제(`痲醉劑)라고 적혀있다. 


황정:마취제... (하고 째려보는) ...! 

와타나베:뭡니까? (도로 빼앗으려 하며) 이리 주시오!

황정:(약병을 보이며) 이미 마취는 했습니다. 거기다 또 마취를 한다면... 민대감을 죽이려는 것이오?

와타나베:(일그러지는) 아, 아닙니다. 실수입니다. 실수... (애써 웃는)하하...


황정, 와타나베를 벽을 몰아놓고 주사기로 목에 찌르려한다. 덜덜 떨리는 주사기...


와타나베:(화들짝 놀라) 무, 무슨 짓입니까? 

황정:(부들부들 떠는) 항상 환자들을 이렇게 대하시오...?

와타나베:하... 항상 뭘 말입니까?

황정:(목소리 떨리는) 왜... 환자를 살리려 하지 않냐 이 말이오. 

와타나베:(어색하게 웃으며) 그, 그럴... 리가... 오해입니다. 오해...

황정:(힘주어 노려보지만 손이 떨리고 있고) ...

유희서E:와타나베 상!

와타나베:하이! 아.. 안에서 부릅니다. 수술을 도와야 합니다. 

황정:내가 당신 뒤에 있겠소. 만약 허튼 짓을 하면... 가만 안 놔두겠소...


겁먹은 와타나베, 들어가고... 황정, 따라 들어가는데...


15. 방 안 (밤) 


알렌, 민영익의 허벅지를 봉합 중이고... 유희서가 지켜보고 있다. 

한켠에서 목인덕, 꾸벅꾸벅 잠이 들어있는데...

황정, 와타나베를 앞세워 걸어 들어온다. 와타나베의 걸음 뻣뻣하고... 

황정, 옷으로 잡아끌어 와타나베를 앉히고 그 뒤로 자신도 따라 동시에 앉는다. 


유희서:몰핀은 가져왔습니까?

와타나베:아... 그게... 

황정:(주사기를 꾸욱 갖다 대면) ...

와타나베:(뜨끔하고) 가져온 줄 알았는데... 깜박 잊고 안 가져왔습니다. 

유희서:(알렌에게 영어로 말하고) ...

알렌:(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다, 팔을 가리켜) 그럼 우선 거기 꼬매시오. 

와타나베:...아... (머뭇거리는데) ... 

황정:(와타나베의 등 뒤에서 주사기를 찌르면) ...

와타나베:(기겁하고) 앗, 따..따...따... 


유희서, 알렌 쳐다보면... 황정, 겸연쩍고... 


와타나베:(어색한)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와타나베, 울상을 지으며 민영익의 팔에 요오드 포름을 바른 후, 봉합을 하는데...


16. 동장소 몽타쥬 


와타나베와 알렌, 민영익의 몸에 난 상처를 차례차례 봉합해나가고...

황정, 수술 장면을 각인시키듯 주의 깊게 본다. 

황정, 수술과정을 보는 거에 깊이 빠진 나머지 와타나베의 등을 쿡! 찌르고 

와타나베, ‘아, 따따따...’하며 억울하다는 듯 황정을 보면, 황정 아차 싶어 보고...

와타나베, 다시 봉합하기 시작하면... 황정, 다른 한쪽 손으로 봉합을 따라해 본다.

미닫이 문 창호지 사이로, 동이 터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