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대본 제중원 4화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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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동장소 몽타쥬
와타나베와 알렌, 민영익의 몸에 난 상처를 차례차례 봉합해나가고...
황정, 수술 장면을 각인시키듯 주의 깊게 본다.
황정, 수술과정을 보는 거에 깊이 빠진 나머지 와타나베의 등을 쿡! 찌르고
와타나베, ‘아, 따따따...’하며 억울하다는 듯 황정을 보면, 황정 아차 싶어 보고...
와타나베, 다시 봉합하기 시작하면... 황정, 다른 한쪽 손으로 봉합을 따라해 본다.
미닫이 문 창호지 사이로, 동이 터 오른다.
17. 동장소 (아침)
황정과 유희서, 목인덕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렌, 민영익의 환부에 마지막 바늘 한 땀을 뜨고 나면... 와타나베, 매듭 지어준다.
알렌, 엷은 미소와 함께 한숨 돌리면...
유희서: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황정:환자는... 살 수 있는 겁니까?
알렌:믿어야 하오. 믿으면 살 수 있소.
와타나베:(비위 맞추듯) 맞습니다. 성경에 이르길,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 중한 건 믿음이라 하지 않습니까.
알렌:제일 중요한 건 사랑이오.
와타나베:(무안하고) 그, 그렇지요. 그럼, 수술도 다 끝났고 하니 저는 이만... (슬그머니 일어나는) ...
황정:(슥 주사기를 뒤로 숨기고 따라 일어서려는데) ...
목인덕:수고했습니다, 와타나베상. 문까지 제가 배웅하지요.
와타나베:(황정을 슥 보고는 나가면서) 그럼... 수고하십시오.
황정:(괘씸하게 바라보는) ...
18. 목인덕의 집 밖 (아침)
와타나베가 가다가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멀리로 목인덕이 문 앞에 서있다.
와타나베:칙쇼...! 어디 두고 보자... (홱 몸을 돌려 가다가 멈추고) 어디서 본 듯한 놈인데... (하곤 갸웃거리며 가는데)
19. 목인덕의 집 방 안 (아침)
알렌:마지막으로 소독을 한 번 더 해야겠습니다.
알렌, 민영익의 머리 상처를 소독하는데 석탄수 용액이 든 병이 바닥났다.
알렌:이런... 석탄수가... 없소...
유희서:저희 집에 있으니 가지고 오겠습니다.
목인덕이 문을 열고 들어오며...
목인덕:유역관!.... 댁에서 약품을 가져왔습니다.
유희서와 황정, 의아해서 문 쪽을 바라보는데...
유희서E:니가 지금 제 정신이냐?
20. 목인덕 집 일각 (아침)
황정, 놀란 얼굴이고.. 유희서, 기가 막힌 얼굴이다.
약품을 담은 보자기를 가지고 온 석란의 치맛자락은 흙먼지로 뒤덮여져 있다.
석란:죄송해요. 그저, 아버지가 괜찮으신지 혹여 무슨 탈이라도 나신게 아닌지 자꾸만 걱정이 돼서요.
유희서:(낮게 꾸짖는) 그래도 그렇지, 여기가 어디라고 그 험한 길을 와. 네 어미가 걱정할 것은 생각도 안 하느냐?
석란:하지만... 얼굴을 뵈어야만 안심이 될 것 같아서...
유희서:여러 말 할 거 없고. 당장 집으로 돌아가거라! (하다 멈칫하곤)...아니지... 지금 이 난리통에 길을 나섰다간... (곤란한 표정인데)
황정:역관님, 제가 모시고 갔다 오겠습니다.
유희서, 황정을 보곤 다시 한 번 꾸짖듯이 석란을 바라보는데...
석란, 꾸지람 듣는 척 다소곳한 모양새다.
21. 목대감 집 앞 (아침)
석란, 앞장서 걸어가고 있고... 황정, 뒤쫓듯이 걸어가며 석란의 안색을 살핀다.
석란의 표정, 미동 없는데... 황정, 망설이다 이내 결심하곤...
황정:저... 유역관님께서는 아가씨가 걱정되셔서 그러신 겁니다.
석란:(대수롭지 않게 씩 웃으며) 아버지 저러셔도, 딴에는 절 대견히 생각하실거에요.
황정:(이해 안가고) ...네?
석란:석란인 꼭 아들 같구나...하면서 말이에요. (웃으며) 약품도 모자랐던 참이였잖아요. 저 아니었으면 다들, 왔다갔다 힘드셨을 테구..모자란 일손을 덜어 들인 거니까 ...아버님도 노여움 곧 푸시겠죠.
황정:하지만... 담부턴 절대로 그러지 마십시오.
석란:(따지듯) 서생님! 저는 밥 먹는 안석도 아니고 옷 입은 퇴침도 아니에요. 여인네들에게도 생각이란 게 있어요. 제가 오죽했으면 이 밤길에 아버님을 찾아 나섰겠어요?
황정:(민망한데) 죄..죄송합니다.
석란:아니, 그렇게 말하실 거까진 없는데... (남몰래 피식 웃곤) 그래도 감사해요. (문득) 참!
황정:(보면) ...?
석란:왜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지셨어요? 무척 걱정했잖아요.
황정:...그게... 저 말고... 다른 사람이 걱정이 돼서..
석란:일행이 있으셨어요?
황정:네...
석란:만나셨나요?
황정:...못 만났습니다.
석란:저런... 죄송해요. 그런 줄도 모르고...
황정:아, 아닙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석란:네, 경솔하셨죠.
황정:네?
석란:(웃으며) 아니에요. 그치만... 아버지 목숨 구해주셨잖아요. 목대감님께 얘기 들었어요. (고개 숙이는) 고맙습니다.
황정:(부끄러운) 아, 아닙니다. 그건...
석란:제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요. 서생님, 처음 딱 뵀을 때부터 나쁜 짓할 사람은 아니다 싶었지요.
석란, 혼자 흐뭇해하며 가는데.. 황정, 멍하니 바라보고...
22. 세책점 앞 (아침)
황정과 석란, 세책점 앞을 지나가면...
세책점 안에서 이곽, 책쾌에게 밀려서 나오고 있다.
책쾌:글쎄 오늘 장사 안 한다니까 그러네..
이곽:(춘화첩을 안기며) 깨끗하게 봤어요. 국밥이라도 먹게 좀...
책쾌:넌 눈도 없냐? 지금 이런 춘화첩을 들고 올 때야? 봐봐...
곳곳에 문을 닫는 상점주인들... 분위기가 흉흉하다.
이곽:(둘러보곤) 그건 그거고... 밥은 먹어야죠.
책쾌:아, 지금 밥이 문제야? 궁궐에 어느 놈이 불을 질러서 임금이 도망을 갔다는데?
이곽:(눈이 동그래지고) 예에? 누가요?
책쾌:내가 아냐? 일본 놈인지, 청나라 놈 짓인지 몰라두 우정국 근처 종로 일대 집들은 이미 잿더미가 됐다는데...
이곽:그럼 전쟁이 난 거에요?
책쾌:아, 나두 모른다니까 그러네... (주변을 보며) 왕후가 죽었네, 왕이 죽었네 말만 흉흉하구... 그래도 혹 모르니 문을 닫는 수밖에...
이곽:당장 전 배고파 죽을 판인데... 어떻게 안될까요?
책쾌:일 없으니까 (품속에 넣어주며) 이건 가져가서 지져먹던지 볶아먹던지 맘대로 해. (쌩하니 들어가버리면)
이곽:저, 그래도 닷냥, 아니 한냥만이라두 쳐주면... (이미 들어간, 한숨)
23. 저자거리 (아침)
석란과 황정, 걸어가는데... 봇짐을 들고 피난을 가는 사람들 등 어수선하고...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며 석란과 부딪히려 하면 황정이 앞에 서서 적절히 막아준다.
어느 순간, 석란과 몸이 닿는 황정,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인데...
24. 길 (아침)
백태현과 포도대장, 정포교, 걸어가면... 거리를 두고 몰래 따라오는 도양.
25. 경우궁 앞 (아침)
도양, 걸어오다 멈추면..
일본병사들이 포위하고 있는 경우궁 앞에 백태현 일행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백태현:(노기어린) 네 이놈, 문을 열지 못하겠느냐!
문지기:아무리 그렇게 성화를 하셔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정... 들어오시려거든 대감께서만 들어오십시오.
포도대장, 주변의 일본 병사들의 서슬 퍼런 모습에 기가 죽고...
포도대장:(만류하는) 대감, 그만 돌아가시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추이를 보고 입궐하시는 게...
백태현:알았으니 어서 문을 열어라.
포도/포교:(놀라고) 대감...
백태현:걱정 말게. 보는 눈들이 있는데 함부로 어찌하겠는가.
Cut to...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도양, 백태현 혼자서 궐 안으로 들어가자 걱정스러워지는데..
26. 경우궁 뒷담 (아침)
일본 병사들, 순찰을 지나가면...
도양, 그 자리로 들어와 주변을 살핀 뒤 담 위를 훌쩍 넘는다.
27. 경우궁 뒷담 안 (아침)
도양, 몰래 걸어 들어오면 조정대신들의 시체가 즐비하고...
도양, 놀라는데 어디선가 인기척 소리가 나자 나무 뒤에 숨는다.
사관생도, 백태현을 인도해서 온다.
백태현:(화내는) 주상에게 가자고 했지. 언제 뒤뜰로 오자고 했느냐?
사관생도:(돌아서며 칼을 뽑는다) 주상 대신 옥황상제나 만나시오.
생도의 칼이 허공을 가르면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백태현...
도양:(달려오며) 안 돼!
생도, 마지막 일격으로 칼을 내리꽂으려다 뒤 돌아보는데...
도양, 생도에게 몸을 날린다. 함께 쓰러지는 그들... 생도, 칼을 놓치고...
도양, 생도를 깔고 앉아 사정없이 주먹을 휘두른다.
도양, 생도가 녹초가 되자 팽개치고, 백태현에게 달려간다.
도양:아버님.... (흔들고)
백태현:도양아.... (하다가 놀란 표정이 되고)
도양, 재빨리 뒤돌아보면 생도, 칼을 주워 내리치려는 찰나이고..
도양, 피하는데 팔을 살짝 베인다. 동시에 발로 생도의 발을 걸어 쓰러뜨리고...
도양, 일어나 생도의 손을 밟아 칼을 빼앗는다. 칼로 생도에게 찔러 넣고... 곧이어 백태현을 일으키는데...
28. 경우궁 뒷담 밖 (아침)
도양, 담에서 뛰어내리고...
담 위로 걸쳐있는 백태현을 끌어내리는 도양... 백태현, 신음하고...
도양:아버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도양, 다시 백태현을 업고서 달리기 시작한다.
29. 길 일각 (아침)
고목나무 밑에 주저앉아있는 이곽... 호패를 꺼내보고 있다.
이곽:소근개도 없고...이 짓도 짝꿍이 있어야 재미있지...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이곽, 길을 나서려는데 저만치서 백태현을 업은 도양이 뛰어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도양:(이곽을 발견하곤) 여봐라!
이곽:네? (멀뚱히 보다 생각난) 아... 세책점에서 본...
도양:(헉헉대며) 나 좀 도와줘야겠다.
이곽:네?
도양:사례를 후하게 하겠다.
이곽:(상황판단하고) 아! 제가 업겠습니다요. (받아서 업는) 어디로 가면 됩니까요?
도양:일단 여기서 가까운 곳으로 모셔야겠다. 따라와라.
도양, 앞장서는데 그제야 팔에서 피가 나는 것을 깨닫고, 팔을 잡고 가는데...
30. 저자거리 일각 (아침)
이곽, ‘비켜요! 비켜’ 하며 피 흘리는 백태현을 업고 뛰고 있고, 도양도 같이 뛰고 있다. 지나가던 사람들, 돌아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