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본

드라마대본 제중원 4화 (31-45)

popcorny 2018. 3. 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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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다른 길 (아침) 


석란과 황정, 걸어오고 있다. 


황정:아까 수술하는 것을 보는데... 나한테도 그리 똑같이 했겠구나 싶어 신기했었습니다. 

석란:그래요? 그럼 제가 더 신기한 얘기 하나 해드릴까요?

황정:(뭘까 싶어 보는) ...?

석란:양의들이 시초가 무엇인지 아세요?

황정:...모르겠는데요.

석란:바버였어요.

황정:바보요?

석란:아, 아뇨. 음... 머릴 자르는 사람이었어요.

황정:(놀라는) 네? 죄인을 참수하는 망나니가 수술을 했던 건가요?

석란:아... 그게 아니구요. 어떻게 설명하지? 아! 알렌 의원님 머리카락이 짧잖아요. 수염도 깎으셨고.

황정:네...

석란:서양에는 그렇게 머리카락을 잘라주고, 수염을 깎아주는 사람이 있어요. 그걸 바버라고 하는데요. 그 사람들이 수염을 깎는 면도칼로 수술을 시작한 게 외과의사의 시작이었어요. 

황정:...그럼... 천민인데도 의사가 될 수 있었다는 거네요? 

석란:네, 칼을 잘 다루니까 할 수 있었던 거죠. 우리 조선으로 치면... 백정 쯤 될까?

황정:(놀라는) 네?

석란:백정들도 칼을 잘 다루잖아요. 가죽신도 만드니까 꿰매는 건 아주 능숙하게 할 걸요? 칼로 째고 바늘로 꿰매고... 와.. 딱이다...

황정:아... 그렇겠네요. 

석란:재밌죠?

황정:정말 신기하네요. (읊조리듯) 천것들이 시작했다...

석란:하지만 지금 양의를 누가 천것으로 봐요. 남들이 우러러보는 숭고한 직업이잖아요.

황정:...!


32. 유희서의 집 광 (아침)


막생, 고개를 내밀어 광 안을 둘러보고 있고... 뒤에 칠복이 서있다. 


칠복:에이~ 왕이 아니라, 왕 마누라 중전이 죽었다구 했다니까요?

막생:뜬소문 좀 듣고 다니지 말어. (칠복 보고) 임오년에도, 중전 죽었다구 국장까지 치르면서 그 난릴 쳤는데... 버젓이 살아 돌아 왔잖어? (안을 살피며) 아씨... 아씨...! 대체 어디 계신 거야? 


33. 유희서 마당 (아침)


막생과 칠복이 걸어 나온다. 


칠복:분명 중전이 죽었다구 그랬는데... 

막생:아, 쓰잘데 없는 소린 그만하고.. 아씨나 좀 찾아봐! 

칠복:(찔끔하다가) 아... 저기, 들어오시는데요? 

막생:아씨.. (하려다) 아니, 저 사람은 황서생 아니여? 


마당으로 들어서는 석란과 황정. 


황정:전,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석란:벌써 가시게요? 어머니도 좀 뵙고, 얘기도 더 하다 가셔요. 

황정:(망설이는데) ...

막생/칠복:(다가오며) 아씨! 

도양E: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황정, 석란, 칠복, 막생, 대문 쪽으로 일제히 시선 향하면... 

문이 열리며 이곽이 피투성이의 백태현을 업고, 도양과 함께 뛰어 들어온다. 


석란:(놀라) 도련님!

황정:(동시에) 작대... (놀라고) 과... 곽아! 

이곽:(황정을 보자 헉 놀라고) 소...소...아니, (눈치 살피곤) 나리! 

황정:니가 여기 웬일이야! 거기 업은 분은 누구고? (흠칫 도양을 보는데)

도양:내 아버님일세. 

석란:아버님이요?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되신 거에요! 

도양:시간이 없다. 일단, 방으로... 


이곽, 석란의 안내에 따라 도양과 함께 사랑 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황정, 경계의 눈빛을 거두고 하는 수 없이 뒤따라가는데... 


34. 유희서의 집 사랑 (낮)


도양, 의식을 잃은 백태현을 자리에 눕히고 있고... 거들어 돕고 있는 황정과 이곽. 

석란 안쓰럽게 그 모습을 보다 피가 밴 도양의 팔을 보고 놀란다. 


석란:도련님, 팔에 피가... 

도양:괜찮아... (몸을 일으키면서) 그보다 읍! (다친 팔에 통증이 오는) ...어서 와타나베 의원을 불러와야 할 것 같다. 

황정:그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자는 우정국에서 칼에 맞은 민영익 대감을 죽이려 했습니다. 

도양:(놀라는) ...?! 

황정:제가 보고 오는 길입니다. 알렌 의원님을 모셔오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도양:(망설이는) 하지만... 그 사람의 의술이 어떤지 내 본적이 없어서...

황정:심한 자상을 입어 다 죽어가는 민영익 대감도 살려내셨습니다. 대단한 솜씨셨어요 

도양:(생각에 잠기는) ...

황정:제가 서둘러 다녀오겠습니다. 

석란:그럼 말을 준비하라 이를 게요. (나가려고 하는데) ...

이곽:(화들짝 놀라) 예? 마... 말이라굽쇼? (황정의 얼굴 살피고) 저의 나리께선 말 타실 줄 모릅니다요. 


석란, 조금 의아하고... 도양은 미간을 찌푸리며 보는데... 


황정:(둘러대는) ...어릴 적 낙마한 적이 있어서... 죄송합니다. 

석란:...그럼 제가 다녀올 게요. 

도양:아니다, 밖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내가 다녀오마. (백태현을 보며) 아버님... 소자 다녀 올 동안, 부디... 견뎌내셔야 합니다. 


석란, 그런 도양을 안쓰럽게 보고 있고...

황정, 황정모의 상황이 떠올라 도양을 무거운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35. 유희서의 집 밖 (낮) 


하인이 말고삐를 잡고 서있고... 도양과 석란이 그 앞에 서있다. 

말에 오르는 도양... 


석란:의원님 오시면 바로 수술하실 수 있게 준비해놓고 기다릴게요.

도양:...그래... 고맙다. (이를 악 물고는) 이랴! (출발하고) ...

석란:(도양 쪽을 걱정스레 바라보다) ...점복아. 넌 얼른 대감님 댁에 가서, 이 소식을 알리도록 해. 

하인:네. (하고 반대편으로 뛰어가는) ... 


36. 유희서의 집 광 앞 (낮) 


석란이 들어오는데...

안채 쪽에서 머리에 흰색 천을 띠로 머리에 두르고 있는 석란모가 뛰어나온다. 그 뒤로 막생이 쫓아 나오고... 


석란모:이것아! 에미 꼴까닥 죽는 꼴 보고 싶어 환장한 게야! 지금이 어느 땐데... 다 큰 처녀애가 밖을 싸돌아 다녀, 다니길...

석란:(막생을 흘기다가) 죄송해요. 어머니. 그래두 황서생님하고 같이 와서 위험하진 않았어요. 아버지도 무탈하시구요. 

석란모:아니 도련님하구 왔다더니... 황서생이면... 그 편지 쪼가리 던져 놓고 내뺀 양반? 

막생:예에... 

석란모:(이해가지 않고) 허면, 다쳐서 업혀 왔단 게... 또 그 사람인 게야? 아니, 몸간수를 어찌 하길래 또 다쳐? 

막생:아휴, 참 마님두... 다치신 분은 그 분이 아니라... 형판대감이시라니까요.

석란모:(화들짝 놀라) 뭐? 혀...형판대감이면... 도양 도련님 부친 말이냐? 

석란:네... 역도들의 칼에 맞으신 모양이에요.

석란모:뭐, 뭐? 역도?!

막생:많이 다치신 거 같던데... 고기죽이라도 끓여 올릴까요? 

석란모:그, 그래! 앞으로 사돈될지도 모르는 분인데... 그래야지. 막생... 빨리... 준비해.

막생:네... (하고 가고)

석란모:(머리에 끈 풀며) 난 얼굴에 화로수라도 발라야겠다. (따라가고) 

석란:(한숨을 쉬곤... 광으로 들어가는) ...


37. 광 (낮)


석란, 광에서 약품들과 수술도구 등을 챙기는데... 


38. 유희서의 집 사랑 안 (낮)


황정, 의식이 없는 백태현의 복부 상처부위를 헝겊으로 지혈하고 있고... 

이곽, 황정을 돕다가 주위를 살피고 백태현도 살피고는...


이곽:(소리 낮춰) 살아있었구나. 

황정:응...

백태현:(신음 소리) 으....

이곽:(흠칫) 너, 아니, 나리...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요. 

황정:사연이 길다... 내 나중에 얘기하마. 어쨌든... (미소) 정말 반갑다...

이곽:저도 그렇습니다요. (하는데, 꼬르륵 소리 나고) 

황정:(의아한) ...?

이곽:며칠 굶다시피 했드니... 잘못하면... 쇤네가 먼저 죽겠습니다. 

황정:여긴 내가 있을 테니... 찬간에 가서 부탁 좀 해보거라.

이곽:(반색하며) 예~ 예... 나리... 그리하겠습니다요. (일어나고)


황정, 나가는 이곽을 바라보다 백태현에게 시선을 돌리면... 표정 심각해지고... 


39. 유희서의 집 부엌 (낮)


이곽, 바가지에 밥과 나물 한가득 비빈 것을 먹고 있고... 

막생, 가마솥에다 죽을 쑤고 있다. 


이곽:아... 우리 나릴 여기 아씨가 구해주셨단 거네요.

막생:아니, 나는 왜 빼먹어. 내가 쌩하니 달려와서 알리지 않았음... 늬네 나리는 어찌 됐것냐? 

이곽:(밥알을 튀기며) 우리 나리가 오만군데 신세를 다 지셨네요. 이 집 나리부텀... 막생 누님에게까지... 

막생:(서운한 듯) 그렇게 다 죽은 사람 살려주면 뭐해? 사람이라는 게 은혜를 모르면... 짐승이나 매 한가지인 걸.. (하고 눈치 보면)

이곽:그,그..그렇죠. (생각하다) 그럼.. 다른 분두 아니구 형판대감님을 홱 들쳐업구 십리 길을 뛰었으니.. 저한테두 뭐 떨어지는 게 있겠죠?

막생:(상을 빼앗으며 퉁명스레) 다 먹었음 얼른 나가봐. 

이곽:(버티며) 아직... 설거지 할 거 없게 싹싹 긁어 먹을 참이라구요. 

석란모:(나타나며) 죽은 쑤고 있는 거야? (손에 개줄을 잡고 있다.)

막생:네... 냄새 안 나세여? (가마솥을 열면, 김이 올라오고) 

석란모:아무래도... 죽 가지곤 생색이 안 날 거 같아. 황구라도 한 마리 잡아야지 쓰겄는데. (줄 당기면 황구가 딸려오고) 

막생:그럼... 좋져. 헌데.. 지금 그걸 누가 잡아여? 다들 기겁할 텐데...

이곽E:저... 


이곽, 밥 먹던 숟가락을 들고 있다. 


이곽:제가... 잡아 보진 못했어도... 보긴 많이 봤습니다요. 선무당이 사람도 잡는데 그깟 개 한 마리 못잡겠습니까요?

막생/석란모:...?

이곽:아... 아닙니다요. (다가오며) 그 개 이리 주십시오. (개줄을 받고 개를 쓰다듬는) 고놈 참... 맛있게도 생겼다. 


40. 움막 (낮)


게걸스레 개고기 뜯고 있는 몽총... 

그 옆에 아이들도 손가락을 쪽쪽 빨며 고기를 뜯고 있다. 


몽총:야... 돼지고깃집 수챗구멍은 막혀도 개고기집 수챗구멍은 안 막힌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이게 몸에 들어가면 그렇게 좋은 거야. 

삼돌:(고기 하나를 천으로 싸고 있으면) ...

몽총:(뼈다귀로 머리를 때리며) 얌마, 딴데 보관하지말고, 뱃속에 보관해. 

삼돌:몸치아저씨 줄 건데? 

몽총:(희번덕거리며) 뭐, 뭐? 그 개만도 못한 놈 뭐 이쁘다구 줘? (홱 뺏어 고기 그릇에 담고) 저만 살겠다고 도망간 놈!

삼돌:에이... 그럴 리가... 그럴 아저씨 아니에요. 

아이들:맞아요. 몸치아저씨 언제 와요?

꽃님:(울먹) 보고 싶다... 아저씨이... 

몽총:(난감한) ...뚝! (고기 뜯고는) 쏠랑 지 혼자 살겠다구 내빼는 놈이... 애들은 또 언제 구워삶은 거야... 


41. 목인덕 집 앞 (낮)


도양, 말을 타고 온 도양, 말에서 내려서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42. 목인덕의 집 방 (낮)


귀와 복부 등, 상처부위에 붕대를 감은 민영익의 모습...

그 앞에 알렌이 마지막 붕대를 동여매고 있고, 그 옆으로 유희서, 목인덕이 있다. 


알렌:이제 다 끝났소. 지금부턴 환자가 견뎌야 하오.

목인덕:(끄덕이는데) ... 

유희서:수고하셨습니다. 


이때, 미국공사가 들어온다. 


미국공사:(영어) 닥터 알렌, 손님이 찾아왔소. 


일동... 시선을 옮기면, 미국공사의 뒤로 거친 숨을 내쉬며 서있는 도양... 


43. 목인덕의 집 밖 (낮)


도양과 알렌이 각자 말에 타고 있고... 그 앞에 유희서가 서있다. 


유희서:어서 출발하세요. 저도 여기 일이 정리 되는대로 가보겠습니다.


도양, 작게 목례하고는 말을 몰아 달린다. 알렌도 그 뒤를 따르는데...


44. 유희서의 집 마당 (낮)


하인을 따라 규현이 뛰어 들어와 사랑채로 가는데....


규현:어디냐? 형님이 계신 곳이? 

하인:(사랑채 쪽으로) 이쪽이요. (앞서 가면) ...

규현:(따라나서고, 울먹이며) 아이고 형님... 규현이 왔어요! ...형님! 


45. 유희서의 집 사랑 (낮)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진 백태현의 얼굴... 그 옆에 황정과 석란이 있고...

석란, 수술도구를 가지런히 놓고 있고... 황정, 손을 떼지 않고 지혈하고 있다.


규현E:형님! 아이고... 형님! 


황정과 석란, 고개 돌리면, 문이 벌컥 열리고 규현이가 뛰어 들어온다. 


규현:(경악하고 보는) 혀...형니임... 저... 규현입니다. (자리에 앉으며) 이,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아... 

백태현:(얕은 숨을 내쉬며 보는) ...

규현:(황정과 그 옆에 수술 도구들을 보고) 자네가 의원인가? 어서 형님을 구하지 않구 가만히 뭘 하고 있는 게야?! 

황정:(당혹스러운) 저... 저는... 

석란:도련님이 의원님을 부르러 가셨어요. 

황정:네, 조금만 기다리시면... 의원님께서 오셔서 피도 멈추게 하고, 상처도 봉합해주실 겁니다. 

규현:봉합이라니... 허면 양의를 데리고 온다는 게냐?

황정:예... 온 몸이 난자된 사람도 살리신 분입니다. 

규현:(놀라는) 그게 말이 되느냐?

황정:제가 직접 보았습니다. 

석란:사실이에요. 여기 황서생님도 총상을 입으셨는데 살려주셨구요.

규현:그래? 뭐 누구든 좋으니 아무나 빨리 오라고 해라. 얼른 오라고 해. 


황정과 석란, 착잡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