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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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1. 그래의 방/

 

어두운 방안 속... 눈을 뜨고 손을 펼쳐 보고 있는 그래..

잠시 후 울리는 알람. 6. ! 끄는 그래.


2. 몽타쥬 / 이른 아침

 

대문을 열고 출근 차림의 그래가 나온다.

몇 걸음 나서다가 어둑한 골목길을 쳐다보는 그래.

 

그래(e) 언제나 그랬다.

 

그래, 대문을 돌아보면 문이 열리면서 배낭을 맨 열여덟 살의 그래가 나온다.

 

그래(e)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기원에 가는 길에도

 

열여덟의 그래가 지금의 그래에게 걸어 와 나란히 걸어가는데,

맞은편에서 후드티를 뒤집어 쓴 지친 그래가 걸어온다. 보는 그래.

 

그래(e) 야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후드 티 그래가 지금의 그래 옆을 지나가면서 스르르 사라진다.

옆의 열여덟 그래도 스르르 사라진다.

그래, 골목 끝을 보면 아롱지듯 움직이는 사람의 실루엣이 가물가물하다.

 

그래(e) 아무리 빨리 이 새벽을 맞아도

 

걸어가면서 사람의 실루엣이 점점 확실해진다. 빗자루 질을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그래(e) 어김없이 길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걸어가는 그래 옆으로 자전거를 탄 아저씨가 지나가고 신문 배달 소년도 뛰어간다.

그래(e) 남들이 아직 꿈속을 헤맬 거라 생각했지만

 

골목 밖으로 나서는 그래,

 

그래(e)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나보다 빠르다.

 

출근 인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는 풍경이 쫙 펼쳐져 있다.


3. 원인터 외경/ 아침

4. 원인터 로비 / 아침

 

씩씩한 걸음걸이로 거침없이 휙휙 걸어들어 오는 그래.

뒤에서 오던 영이, 그래를 봤다. 멈춰 서서 보다가 따라 가며 부른다.

 

영이 장그래씨.

그래 (못 듣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탄다)

영이 (발걸음 빨라지면서) 장그래씨!

 

그래, 못 듣고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훌렁 탄다. 닫혀 버리는 엘레베이터

영이, 멈추고 ''....

 

5. 섬유2/ 이른 아침

 

전화를 하며 이런저런 서류들을 가방 속에 넣고 있는 석율

 

석율 네! 부장님. 말씀하신 서류들 다 챙겼고요,

16층 입구로 들어 온 그래, 두리번거리다가 석율을 발견하고 똑바로 걸어간다.

석율 ! 이따 뵙겠습니다!”하고 전화 끊는데 그 앞에 가서 서는 그래.

석율, 힐끔 쳐다보곤 예의 자뻑 거만을 떨며

 

석률 아, 장그래씨. 난 오늘 다시 현장 내려갑니다. 장그래씨는 좋은 기회 잃,

그래(o.l) 합시다.

석률 (? 하듯 본다)

그래 합시다. 파트너

석율 (? 하듯 보는)

 

타이틀 <미생 3>

 

6. 옥상 /

 

옥상 저 멀리를 보고 있는 석율. 석율은 가방을 들고 있다.

뒤에서 팔짱 낀 채 벽에 기대 그런 석율을 보고 있는 그래

 

석율 (무게 잡고 저 멀리 보며) 마음이 바뀐 이유는요?

그래 바뀐 것 없습니다. 결정을 미뤘을 뿐이죠.

석율 (! 씰룩) .. 그래요, 되묻죠. (돌아서서) 왜 나인 겁니까?

그래 한석율씨가 가진 경험과 능력이 우리 피티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석율 (당연하단 표정 후 피식 웃고) 장그래씨, 삶이 뭐라고 생각해요?

그래 (..?)

석율 거창한 질문 같아요? 간단해요. 선택의 순간들을 모아두면 그게 바로 삶이 고 인생이 되는 거예요.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느냐.. 결국은 그게 삶의 질을 결정짓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 (조금 어두워지는 얼굴)

석율 (손목시계를 본다) 우리가 옥상에 올라 온지 5분이 지났군요.

그래 ....?

석율 잊지 마십시오. 5분이, 오늘 이 옥상에서의 5분이, 당신의 인생을 바꿔 줄 최고의 5분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무게 잡고 그래를 본다)

상현(e) 개벽이?!

 

7. 탕비실 안 휴게실 /

 

놀란 얼굴로 인턴2를 보고 있는 상현과 인턴 2,3 그리고 백기

 

상현 와우! 오지랖 설레발 그 개진상 개벽이요?

인턴2 (끄덕끄덕)

인턴3 허세 쩌는 원조폭탄 그 개벽이 말이죠?

인턴2 (끄덕 끄덕)

상현 단발머리 변태 그 개벽이요?

인턴2 그렇다니까요

백기 (커피 마시며 피식)

인턴2 근데 말이죠.

일동 (보면)

인턴2 개벽이 개벽이 해서 개벽인 줄은 알겠는데..

왜 한석율씨를 개벽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상현 (푸핫! 웃음 터지며) 그야 개벽이 짓을 하니까요.

 

<# 7-1. f.c// 원인터 회사 일각>

일각, 벽에 붙어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 석율.

 

상현(e) 매일 한 시간씩 빨리 출근하는 게

 

지나가는 여자들을 관찰하고 있다.

 

상현(e) 출근하는 여직원들 구경하려고 그러는 거잖아요

 

빼꼼 내민 석율의 얼굴이 개벽이로 뿅!

 

그 위로 인턴들의 웃음소리 푸하하하하하하!!!!”

상현 (비웃는) 폭탄이 폭탄을 안았으니까, 핵폭탄이네!

백기 (일어나 컵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누가 먼저 터질지

 

8. 옥상/ 아침

 

휘잉~ 발끝에 날리는 바람을 밟고 서서 마주 보고 있는 그래와 석율

 

백기(e) (재밌다는 듯) 궁금하네요.


9. 엘리베이터 앞/ 아침

 

엘리베이터 열리고 이어서 그래가 내리고 돌아본다.

 

그래 아이템 선정부터 해야겠군요.

석율 (버튼 잡으며) 전적으로 장그래씨한테 맡길게요. 진행과정만 메일로 공유 해 주세요.

그래 (의아) 아이템을 제 맘대로 정하란 건가요?

석율 아, 물론 민주적인 합의 과정은 필요하겠죠. 저도 할 건 하구요.

 

사무실 안에서 지나가던 백기가 둘을 본다.

 

석율 장그래씨, 난 척 보고 알았죠. 당신한텐 안목이 있어요.

그래 (보면)

석율 (씩 웃으며 버튼을 놓는다. 스르르 문이 닫히려는데 다시 잡고)

PT도 장그래씨 마음대로 만드세요. 얼마든지 본인이 돋보일 수 있게요.

(버튼을 놓으면서 이상한 자뻑 제스처를 취하는 동안 서서히 닫히는 문)

(자신만만하게) 잘 해 봅시다. 당신의 안목을 믿습니다. (닫힌다)

피식 웃으며 갈 길 가는 백기.

닫힌 문을 보고 서 있는 그래.

 

석율(e) 당신의 안목을 믿습니다.

 

별로 공감하지 않는 표정의 그래.


10. 안영이 자리 /

 

영이, 탁상 달력을 보고 있다. <피티 팀구성 제출> 에 동그라미 쳐진 오늘 날짜.

영이, 핸드폰에서 그래 찾아 누르려는데 백기 다가 오며

 

백기 팀 짰어요? 오늘까지예요

영이 아.. 아직요. ( 저 너머에서 그래가 들어와 가는 게 보인다)

백기 아직요? 남은 사람이 얼마 없을 텐데요.. (영이의 시선을 따라 본다. 장그 래가 보인다) 장그래씨도 팀 짰다던데. 한석율씨하고요

영이 (깜짝) ?

상현 (e) 영이씨~! 헤이~! 안영이! (건들건들 와서) 빨리 제출합시다.

영이 (당황해서 본다) ..,

상현 난이고 넌이고 당신하고 나밖에 안 남았어.

 

영이, 당황해서 백기를 보면 백기도 조금 당황해서 상현을 본다.

 

백기 이상현씨,

상현(o.l) (건들건들) 내 뭐랬어~ 안영이씨 하곤 아무도 안 한다고 했잖아~

나나 되니까 감당하는 거야아~ 그럼, 제출해요~ (건들건들 간다)

영이 (말문 막힌 얼굴로 보는데)

백기 저.. 영이씨..

영이 (보면)

백기 힘내세요...

영이 (황당~)


11. 15층 사무실/

 

그래, 책상 위 물건들을 반듯반듯하게 놓고 있는데 상식과 동식이 출근한다.

 

그래 (벌떡 일어나) 안녕하십니까?

동식 어, 일찍 왔네?

상식 (앉아 컴퓨터 켜며) 동식아, 어제 베트남 npk , 컨테이너 관련 메일 넣 는다고 했으니까 확인해봐

동식 네 (컴퓨터 켜며) 근데 어제 과장님 쓸데없이 박력 터지대요? (업무 포털 에 로그인하며 흉내 내며) 에이씨! 해줘! 해달라고! 합시다! 안 해주면 (하다가) ? 이거 뭐야?

상식 (자기 컴퓨터 보며) 뭐야 이거?

상식/동식 (그래를 돌아본다)

그래 (파쇄지 모아들고 조용히 일어나며) 사내 시스템 계정 생긴 기념으로 한번 보내 봤습니다. 그럼. (목례하고 조용히 나간다)

 

상식/ 동식, 어이없이 보다가 다시 모니터 화면 보면

두 사람 메일함에 제목 안녕하십니까? 장그래입니다.’

상식/ 동식, 메일을 클릭해서 읽는다.

 

동식 안녕하십니까, 장그래입니다.

상식 과장님 덕분에 어제 생전 처음으로 양의 곱창을,

그래(e) (o.l) 양의 곱창을 먹어봤습니다.

 

12. 통로 /

 

만족한 얼굴로 파쇄지를 들고 걸어가는 그래

그래(e) 저는 원래 육식을 즐기지 않아 양고기는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만,

어제는 양의 곱창이라는 특수고기, 특수 부위를 먹으면서

이것이 바로 동료애의 시작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또한 과장님의

숨겨둔 진심을 알게 된 시간들이었습니다...

 

<f.c// 2화 마지막에서 우리애” “우리애하는 상식>

 

온화한 미소를 짓는 그래

 

13. 영업3/

 

어이없는 얼굴로 모니터를 보고 있는 상식

 

상식 얘 뭐래는 거니? (동식 돌아보며) 양의 곱창...

그래(e) 앞으로 영업3팀의 일원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장그래가

상식 (삭제를 눌러 버린다) 아침부터 정신사납게시리 (다른 메일 체크하며)

근데, 곱창집에 쟤도 갔냐?

동식 기억 안 나세요?

상식 2차로 곱창집 간 건 기억이 나는데.. 쟤는 왜 갔어?

동식 (~) 그럼, 고과장님 만난 건 기억나세요?

상식 고과장을 만났어?

 

14. 탕비실/


웃으며 파쇄하고 있는 그래 위로.

 

동식(e) 고과장님하고 딱풀 갖고 싸운 거, 진짜 기억 안나세요?

상식(e) (기가 막힌) 얌마! 초딩이냐? 무슨 딱풀 갖고... 근데 진짜 고과장 만났어?

 

~진짜. 고과장님 실적 낸 거 땜에 과장님 엄청 삐뚤어지셨었다니깐요

? 내가 언제? 이 자식 사람 뭘로 보고. 담배나 피러가. 할 말도 있고"

상식과 동식의 궁시렁궁시렁 나누는 말소리 위로 좋아라 미소 짓는 그래

 

그래(e) 좋은 아침이다... 좋은 아침.

 

15. 중앙 정원/

 

'~' 빈 담배를 피고 있는 상식 앞에서 조금 놀란 얼굴로 보고 있는 동식

 

동식 에?.. 극세사...먼지떨이 (들고 있는 서류 다시보며) 지난 번에

전무님이 깐 건이잖아요?

상식 (담배갑에 다시 답배 넣으며) 조건 바꿔서 다시 해보려구

동식 (골치 아픈) 이거 전무님이 하지 말라고 해서 깐 거 아녜요?

상식 (화단에 풀 다듬으며) 그래서 조건 바꿔서 다시 해보겠단 거잖아

동식 아~ 과장니~! 그 얘기가 아니라 (..) 왜 하필 전무님이 깐 걸, 그리 고 이거 금액도 큰 거잖아요

상식 (계속 다듬으며) 야 임마! 그러니까 하겠단 거 아냐아~ (동식 보며) 짜친 거면 내가 다시 덤비겠어?!

동식 네.

상식 (멈칫) ... 빠삭한 놈 (휘적휘적 가면)

동식 (한숨 쉬며 서류를 다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