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대본 미생 9화 (4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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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철강팀 / 낮
일그러진 얼굴로, 보고서 <미얀마 EPC 사업> 제목이 있는 첫 번째 장 오른쪽 상단
결재란에 재무팀 보류 마크를 보고 있는 백기... <보류>를 클릭한다.
보류 이유에 아무 내용도 없다.
완전히 굳은 얼굴로 유대리에게 전화를 거는 백기.
다인, 눈치 보다가 슬쩍 나간다.
47. 소회의실 / 낮 (* 특별히 소회의실 번호가 붙지 않으면 3곳 중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회의준비 셋팅 중인 유대리, 백기와 통화 중이다.
유대리 뭐? 재무팀에서 보류시킨 이유가 없어?
(퍼뜩 떠오르는) 아하.... (중얼거리듯) 김선주 부장님 또....!
일단 보류 이유가 없다는 건 김선주 부장님의 독특한 의사전달 방식인데,
48. 철강팀 / 낮
백기, 전화기 든 채 집중해서 듣고 있다.
유대리(e) 이유를 네가 직접 알아내라는 뜻이야. 기본도 안됐거나, 정말 잘 돼있는데 중요한 게 빠졌거나 그런 경우가 많아.
백기 (얼굴 확 굳어 버리는) 네...
유대리(e) 왜 알지? 우리 팀 안영이도 지난 번에..
니가 기본이 안됐을 리는 없고, 뭘 빠뜨렸는지 다시 봐.
백기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끊고, 자기가 작업한 파일을 다시 본다. 그 위로
유대리(e) 기본도 안됐거나, 정말 잘 돼있는데 중요한 게 빠졌거나 .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백기!
백기 (내 뱉듯이) 빌어먹을 기본!
백기, 강대리의 책상 위 결재 서류 파일박스를 확 돌아 본다
가서 아무 거나 하나를 꺼내 대조해 보다가 치밀어 오른다!
백기 대체 뭐가 잘못됐다는 거야!!
49. 자원팀 + 15층 입구 / 낮
영이, 화이트보드에 세정제를 뿌려가며 닦고 있다.
하대리, 정과장, 유대리는 책상에 앉아 바삐 일하고 있다.
하대리, 급히 서류 들고 일어나다가 그런 영이를 본다. 멈칫, 스트레스로 후~
하대리 야, 안영이.
영이 네
하대리 (조금 노려보듯 보다) 여기 내 책상도 좀 닦아. 키보드 틈새 틈새 먼지도.
영이 네 (가서 닦는다)
하대리, 기가 막힌 듯 본다. 나가려는데 등 뒤에서 들리는 정과장 소리.
정과장 어이, 안영이. 내 자리도 좀 같이 닦아 줘.
유대리 나도~
하대리 (나가려다 말고 본다.)
영이 (걸레 들고 유대리 쪽으로 간다)
하대리 허...! (기가 막히다. 휙 나간다)
정과장 (유대리에게) 서류 아직이야? 서둘러. 회의시간 다됐다고.
유대리 됐습니다!
유대리, 서류 챙겨 들고 일어나다가 커피 가득한 머그잔을 쳐서 떨어뜨린다.
퍽! 사방으로 커피를 튀기며 깨지는 커피잔.
놀라는 일동
영이의 블라우스와 하의에 무참하게 튄 커피자국들.
유대리 (바닥만 보며) 아, 진짜.. 안영이 빨리 좀 치워줘.
정과장 (서둘며) 서류 괜찮아? (유대리 손에 들린 서류 보고) 됐네.
조심 좀 하지. 빨리 가자 (영이 보며) 안영이. 치워
후다닥 나가는 두 사람
영이, 쭈그리고 앉아 깨진 잔을 골라 쓰레기통에 담는다
그래, 어두운 얼굴로 15층 입구를 막 들어오다가 자원팀에서 영이가 그러고 있는 걸 보고 멈춘다.
분노를 삭이며 들어오던 석율도 그래가 서 있는 너머로 영이를 본다
휴지로 바닥을 닦던 영이, 안 되겠다 싶어 벌떡 일어나 나간다.
50. 자원팀 앞 통로 / 낮
나오는 영이, 그래, 석율과 마주친다.
그래 있어요. 제가 갖고 올게요.
영이가 뭐라 할 새도 없이 화장실 통로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가는 그래.
영이, 머쓱하게 석율을 보면 혀를 차며 고개를 젓는 석율
51. 자원팀 안/ 낮
대걸레질을 하고 있는 그래.
옆에서 깨진 컵을 수습하고 있는 영이와 석율.
다가 와서 통로 파티션 너머에 서는 백기. 이들을 본다.
석율 우리 기수 왜 이러냐? (그래 행색 보며) 아무나 차대는 축구공에
(영이 보며) 구박받는 콩쥐에 (백기보고) 푹 절은 배추에 (자신 내려다보 며) 호구까지... 어이구야~
영이 (묵묵히 일만 한다)
석율 아씨! 안영이. 들이 받어! 내가 뭐라고 했어? 강하게 나가라 그랬지!
그래 (화분을 들어 조금 옮기고 닦으며 자기도 모르게) 위기십계에 세고취화라 고 있거든요. 순류에 역류를 일으킬 때 즉각 반응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에 요 (멈칫한다... 다시 닦으며) 그러니까, 상대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유지하는 게 상대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되는 거거든요.
각각의 표정으로 그래를 보는 영이와 석율과 백기
그래. 화분을 제자리에 옮겨 놓고 대걸레 들고 나간다 .
여전히 한 곳에 서 있는 백기의 곁을 그래가 스쳐 지나간다.
백기, 그래를 돌아본다.
석율 뭐, 뭐라는 거야?
영이 ......
백기 ......
백기 핸드폰 진동 울린다. 헤드헌터 이지현의 전화다. 받는다.
백기 여보세요.
헤드헌터(e) 써치 앤 브레인 이지현입니다. 내일 면접 일정 확인차 전화 드렸습니다.
백기 (다시 철강팀 쪽으로 걸어 가며) 아.. 내일이죠. 네. 가능합니다. 월차 낼
겁니다.
52. 철강팀 / 낮 (*맨 먼쓰 :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월 인원을 나타내는 숫자)
들어오는 백기. 책상 위에 보류된 재무팀 결재 파일 프린트 물과 강대리의 결재 서 류를 펴서 다시 본다. 잔뜩 구겨진 인상으로 노려보듯 비교해서 보지만 도통 모르
겠다. 그때 탕비실에서 나오던 상식, 그런 백기를 보다가 다가온다.
상식 재무팀에서 빠꾸 먹었다매?
백기 (깜짝 놀라 보고 당황해서 인사하고) 네...
상식 빠꾸 이유도 못 받았대매?
백기 (당황한)
상식 재무팀 다녀오는 길이야.( 백기가 들고 있는 예산안 파일을 휙 낚아 채 보 며)이거야?
백기 (당황한) 아, 네...
상식 (슥, 슥 넘겨 본다) 일정은 이렇게 말로 풀어 놓으면 안 돼. 결재 틀에 맞 게 표로 만들고, 맨 먼쓰 (Man Month)는 니가 계산해서 넣어야지. 빠지니 까 가격만 있고 인력이 몇 명인지 알 수가 없잖아. 계산이 필수라고.
(보다가) 하하.. 이런 듣도 보도 못한 양식은 참 신선하네
(백기에게 파일을 휙 건네준다)
파일을 받는 백기의 흔들리는 눈빛...
<f.c// 7화 # 31>
강대리(e) 이 듣도 보도 못한 양식은 뭡니까?
이 줄 간격하며, 원인터 통일 양식 안 배웠어요?
누가 마음대로 그렇게 일 처리하래요.
백기 ......
상식 수정해서 빨리 제출해. 재무팀 자꾸 쪼더라. 하회탈 마녀가 들들 볶는
모양이야 (나가면서 중얼중얼) 장그래도 저렇게는 안하는데
백기 ......
53. 영업 3팀 /밤
그래, 문서를 정리하며 일하고 있는데 동식 들어온다.
동식 (그래를 흘깃 보고, 상식에게) 과장님,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상식 (보고) 들어가.
동식 (가방 들고 나가는데)
상식 장그래, 너도 퇴근해.
그래 아, 네 과장님
그래, 가방을 챙기면서 가고 있는 동식을 본다.
54. 원 인터 밖 / 밤
그래, 밖으로 나오는데 가방 든 영이가 부른다
영이 장그래씨.
그래 (돌아 보고) 아, 영이씨
영이 퇴근?
그래 네.
서로 꼬질꼬질한 옷을 본다. 영이, 웃으며
영이 오늘 참 열심히 살았네요.
그래 그렇네요.
영이 내일 또 보도록 해요.
그래 (웃으며) 네.
박과장(off) 어이, 계약직.
그래, 보면 밖에서 들어 온 박과장이 슬렁슬렁 다가 온다.
영이, 목례하지만 박과장 무반응
박과장 퇴근?
그래 네
박과장 (기가 찬 듯 웃으며) 세상 좋아졌네. 칼 퇴근.
영이 가 보겠습니다 (인사하고 간다)
박과장 (영이를 흘깃 보며) 쟨 아마 시집가면 제 2의 선차장 되거나 시집 못 가
면 김선주 부장처럼 될 꺼야 (낄낄 웃다가 그래를 흘깃 보고) 내일 봐
(슬렁슬렁 들어 간다)
그래 (인사한다)
박과장. 비웃듯 그래 쪽을 돌아 봤다가 피식 웃으며 들어 간다
가는 박과장의 모습을 한참을 보고 있던 그래..
<f.c // #43>
동식 당신은 정말 모든 걸 수용하겠단 자세로 회사에 들어 온 것 같단 말이야.
이건 말하자면.. 출소한 장기수 같달까?
동식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하려고 발버둥치는..
동식 대체 어떤 과거가 있으면 이렇게 희생적이고 협조적일 수 있지?
그래(e) 출소한 장기수.. 그게 뭐 어쨌단 겁니까.... 지금 이렇게 전부 보여지고 있는데, 과거가 왜 필요하다는 겁니까....
전화기를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한다. 신호가 가고 딸깍 받으면
동식(e) 어, 왜?
그래 어디까지 가셨어요?
동식(e) 지하철역
그래 잠깐, 거기서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동식(e) 어? 왜?
그래 보여드릴 게 있습니다.
55. 몽타쥬 / 밤
#-1. 골목.
어색한 모습으로 저벅저벅 가는 두 사람
#-2. 그래 집 앞.
어색하게 서 있는 두 사람. 약간 어색한 얼굴로 그래의 집을 보는 동식.
문을 열고 먼저 들어서는 그래. 뒤따라 들어 가는 동식.
56. 마당/ 밤
찜질방 빨래 옷을 잔뜩 널고 있는 그래모. 빨래 너느라 여념이 없다.
그래와 동식이 들어오는데 돌아보지도 않고.
그래모 일찍 왔네에~ 씻고 밥 먹어라. 고등어조림 해 놨다. 양념을 잘못해서
꼬리 쪽은 비리더라.
그래 (동식을 보고 빙긋 웃었다가) 맨날 비려
그래모 그러니까 오늘은 꼬리 쪽을 누가 먹을란가 꼭 정하고 들어가자고.
엄마라고 비린 것도 막 주워 먹을 수 있을 거란 고정관념은 버리고.
가위 바위 보 하자 (손을 털며 돌아 서다가 동식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응?
그래 저희 팀 대리님이세요
동식 안녕하십니까? 어머니
그래모 (환하게 웃으며 손을 덥썩 잡고) 아이구. 상사분이 여기까지. 저녁은요?
동식 아닙니다. 곧 갈 껍니다. 장그래씨가 뭘 보여줄 게 있다해서요.
그래모 (그래 보며) 응? 뭘?
동식 (넉살 좋게) 글쎄요? 감춰 둔 색시 같은데요?
그래모 (농담 안 받고 꿈벅꿈벅 동식을 본다)
동식 어... (당황하는데)
그래모 (갑자기 들고 있던 빨래로 그래를 때리면서) 너 이놈의 자슥! 뭔 짓을 하 고 돌아다니는 거니?! 응? 뭔 짓을 하고 돌아 다니기에 그런 추잡한 소문
이나 흘리고 다녀?!
그래 (태연하게 한숨 쉬고 있고)
동식 (당황해서 말리며) 아..아.. 아녜요! 어머니! 농담이에요. 농담입니다
그래모 (동식을 확 보며) 농담?
동식 (쫄아서) 네. 농담이요
그래모 (보다가 멀쩡한 얼굴로) 알아요
동식 (당황하는) 네?
그래모 나도 농담이야. 농담이 이 정도 수준은 돼야지. 상사 대리님 껀 아주 못 쓰겠더만. 재미도 없고 감동은 더 없고.
동식 (멍~)
그래 들어 가요. 대리님(들어 간다)
동식 (멍~)
57. 그래의 방 / 밤
문이 열리며 물과 잔이 든 쟁반을 들고 그래 모가 웃으며 들어 온다.
밥을 다 먹은 그래와 동식.
그래모 어떻게 입맛에 맞나 모르겠네
동식 아주 맛있었습니다.
그래모 다행이네
상을 보는데 고등어 조림 꼬리 쪽은 남았다.
그대로 빤~ 히 남은 꼬리를 보고 있는 그래모.
동식, 그래모의 시선을 따라 보며 당황하는데
동식 아.. 그게
그래 (심드렁하게) 진짜 비려서 못 먹겠어
그래모 .... 그래? 그럼 뭐 엄마가 먹어야지.. (동식을 본다)
동식 아.. 아니,
그래모 난 또 손님 취향은 좀 다른가 싶어 내놨더니
동식 아.. 아니,
그래 (상을 들고 일어나 나간다)
그래모 (다시 공손하게) 그럼 편히 있다 가세요 (나간다)
동식 (엉거주춤 일어나고)
그래 다시 들어오면 멍~하게 서 있는 동식
그래 우리 엄마식 유머예요. 당신은 재밌다고 저러시는데, 하나도 안 웃겨요
동식 어..허허(어색하게 웃으며 방을 휙 돌아 보며)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방이 왜 이렇게 썰렁해?
그래 다... 버렸으니까요. 출소한 장기수한테 옥중의 물품은 쓸모없으니까요.
동식 그건 내가 좀 무리한 표현이었어. 미안해.
한쪽 구석에 있는 바둑판과 바둑알.
동식 웬 바둑이야?
그래 .... 바둑을 뒀었습니다.
동식 (의외라는 얼굴로 본다) 바..둑..?
그래 (옅게 웃으며) 네.. 어릴 때 장난삼아 삼촌이 가르쳐 줬는데 재능이 있어
보였나봐요. 곧 본격적인 세계로 들어가게 됐죠
<# 57-1. f.c// >
- 바둑을 두는 7살 그래, 그대로 바둑 두는 청소년 그래로 바뀐다.
- 도장에서의 청소년 그래. 도장 친구1과 지나가면서 인사하는 청소년 그래.
- 기보를 보며 연구하는 청소년 그래
그래(e) 본격적인 세계란... 바둑만을 위한 세계를 말합니다.
연구생, 바둑도장 동기가 친구의 전부고, 기보를 보며 하루 열 시간
넘게 바둑만을 두는 세계. 10대 때의 제 세계입니다.
그래 프로기사를 꿈꿨었죠. 물론 실패해서 대리님 앞에 있지만요.
동식 (본다)
그래 갖고 있던 거의 모든 걸 버렸지만, 유일하게 버리지 않은 게 있어요.
옷장에서 기보집 더미를 꺼내놓는 그래. 보는 동식
그래 연구생이 되고, 제가 뒀던 모든 바둑들의 기보입니다. 판마다 제가 왜 이 겼는지 졌는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적은 겁니다. 그러면 사범님께서 (보여주며) 이렇게 첨언을 해주시죠. 11살 때부터 이걸 해왔습니다. 이걸 보면 당시의 모든 게 떠오릅니다.
동식 대단하군.. 대단해. (글씨가 빼곡한 A4 용지 묶음을 보고) 이건 뭐지?
그래 이 회사 들어와서 둔 대국들입니다.
동식 대국?
그래 저 혼자서, 하루를 한 판의 바둑으로 보고 둔 일기대국이죠.
동식 하~ 절묘한데?
동식 (보면서) 근데 왜 하루가 여러 장이야?
그래 바둑에 다면기라고 있어요.
<f.c 57-2. // 한명의 고수에 하수 여럿이 두는 다면기 대국 장면>
그래(e) 기본적으로 바둑은 1:1인데, 다면기는 바둑의 고수가 여러 명의 대국자와
바둑을 두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고수가 다 이기죠.
그래 사회에도 다면기가 있더군요. 그런데 사회의 다면기는 좀 다른 것이...
하수도 다면기를 둬야한다는 겁니다.
<f.c // 앞 화에서 동식, 상식, 박대리, PT때의 석율, 원 인터 빌딩을 보고 선
그래. 각각의 적당한 모습>
그래(e) 김대리님과의 한 판이 있고, 과장님과의 한 판이 있고, 타 부서와의 한 판 에, 경쟁상대와도 판을 벌여야 하죠.
그리고 언젠가는 회사 자체와도 한 판을 둬야 할 것입니다.
바둑판과 바둑알을 자기 앞으로 끌어 놓는 그래.
그래, 흑돌을 쥐고 접바둑의 8점을 깔면서 계속 말한다.
그래 바둑에서 접바둑이라는 게 있습니다. 하수가 고수를 상대할 때 4점 8점 을 먼저 두고 시작하죠.
동식 ...
그래 그러나... 사회에선, 하수 즉 신입사원을 상대로 고수가 접바둑을 둡니다.
고수가 이미 4점, 8점, 아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백돌을 깐 곳에 들 어 가는 거죠. 그런데 더 무서운 건... 하수인 흑돌의 규칙은 바뀌지 않는 다는 거죠.
동식 흑돌의 규칙?
그래 덤을 남겨야 합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 남만큼 해선 이길 수... 자리 잡 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신입사원이라는 건,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무언 가를 더 남겨야만 하는 사람 아닙니까?
동식 .....
58. 주택가 외경/ 밤
멍멍멍멍~ 개 짓는 소리가 동네에 울린다.
59. 동네 일각 골목/ 밤
저벅저벅 걸어 나오는 동식과 그래
동식 우리 회사는 어떤 연으로 들어 온 거야?
그래 후원자 분이 계세요. 성원실업이라고.. 중소기업인데 거기 사장님이시거든 요. 최전무님과 친분이 있으신가봐요.
동식 아...장그래씨, 전무님 낙하산이었구나
동식 (혼잣말처럼) 아! 그래서 그때 과장님이..
<F.C// 2화 # 50 에서>
상식(o.l) 나 가.
동식/그래 (놀라 보면)
상식 (버럭) 나가라구! 이 새끼야!!
그래 네?
동식 아냐. (웃으며) 완전 실세 낙하산인데?
그래 (웃는) 전무님은 기억도 못하실 거예요. 저도 회사 와서 한 번도 개인적으 로 뵌 적이 없고요
동식 근데 그 후원자 분은 이왕 취직시켜 줄 꺼 좀 빨리 도와주지.
그래 도와 주셨었죠.
동식 (본다)
그래 검정고시 치르고 바로 그분 회사에 취직시켜 주셨어요.
동식 근데 왜 그만 뒀어?
그래 (힘없이 웃으며) 그땐 바둑 두던 과거를 숨기지 않았어요. 처음엔 호기심 어린 호의, 점점 차차 의구심 어린 시선, 그러다가 불편한 확신으로 이어 지더라구요. 바둑을 둬서 융통성이 없다. 바둑만 둬서 고지식하다..
1년 겨우 다니고 군대로 도피했어요
동식 그래서.. 우리한테 과거를 그렇게 숨기는 거였어? 실패자로 보일까봐?
그래 .....
동식 ...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어. 나도 지방대 나와서 취직하기 힘들었는데 합 격해서 입사해보니까 말야, 성공이 아니고 문을 하나 연 느낌이더라고.
<인서트>
# 59-1 철강팀/ 깊은 밤
모니터 불빛만 파르스름한 어두운 사무실에 혼자 앉아 있는 백기
책상 위 보류된 결재서류를 쳐다본다.
들어서 모니터 불빛에 의지해 다시 들여다 보는 백기
# 59-2. 영이의 집/ 깊은 밤
책상 서랍을 여는 영이, 깊숙한 곳을 뒤적여 옛 회사의 사원증을 꺼내서
보는 영이..
동식(e)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그래(e) 그럼 성공은요?
동식(e)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 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일을 하다보면 깨진 계약인데도 성장한 것 같고 뿌듯한 케이스도 있어.
그건 실패한 걸까?
60. 버스 정류장 앞 혹은 지하철 역 앞 혹은 동네 어귀 일각 (밤)
멈춰 서는 그래, 동식을 보고
그래 졌어도 기분 좋은 바둑이 있어요. 그런 걸까요?
동식 잘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까? (악수 내밀며) 내일부터 다시 잘 지내자.
그래 (보다가 잡으며) 감사합니다.
동식 참. 사실 나 트위터 아이디 있어. 근데 쓸 말이 없어서 놔두고 있었어.
그래 씨도 할래? 팔로우로 신청해.
그래 어느 게시판에서 직장상사와는 하지 말래요 (웃는)
동식 (웃는) 그럼 갈게. 장그래씨
그래 잘 가세요
저벅저벅 가는 동식을 쳐다보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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