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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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뒤뜰 일각 (오후) 


황정, 뒤뜰로 들어오면... 새끼줄에 하인들의 빨래가 널려져 있다. 


석란E:'Tis summer, the darkies are gay ~ 


바람에 흩날리는 빨래 사이로 석란이 정원에서 꽃을 꺾으며 켄터키 옛집을 원어로 노래 부르는 게 보인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황정, 잠시 홀린 듯 바라보는데... 


석란:The corn top's ripe and the meadow's in the bloom...


황정, 빨래를 몰래 걷다가 다시금 석란을 바라보면...

석란,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고... 


32. 마당 (오후) 


하인 복장을 한 황정, 주변을 살피며 힘겹게 대문 앞에 다가와 문을 열려는데...


포졸1E:이리 오너라. 


황정이 몸을 숨길 새도 없이 문을 열고, 포교와 포졸들이 들어온다. 

황정,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포교:총 맞은 선비는 깨어났느냐?

황정:(고개를 숙인 채) 네? 네... 안에 계십니다요. 

포교:앞장 서거라.

황정:네? 저... 쇤네는 급히 주인 나리 심부름을 가는 참이오라... 안에 아랫것들이 있사옵니다요.

포교:그래? 너 어디 아프냐? 왜 이렇게 땀을 흘리고?

황정:아, 아닙니다요. (땀을 닦는)

포교:지 몸 지가 챙겨야지. (부하들에게) 가자. 


포교, 포졸들을 인솔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황정, 재빨리 문 밖으로 나간다. 


33. 대문 밖 (오후)


황정, 현기증이 나서 비틀거리고... 상처를 부여잡고 이를 악물고 걷기 시작한다. 


34. 별채 안 (오후)


문이 열리고, 포교와 막생이 방안을 보는데... 

이불이 차곡히 개켜져 있는 빈방이고 방 중앙에 편지가 놓여있다. 


막생:워메? 어디 갔댜? (편지를 주우면)

포교:(받아 펼쳐보는데) ...?


35. 별채 안 (오후)


석란과 막생, 석란모가 있고... 석란모 황정이 남기고 간 편지를 보고 있다. 


석란모:(한자에 당황하지만 애써 아닌 척) 흠... 글은 명필이구나. 

막생:뭐라고 썼나요?

석란모:(갑자기 근시라도 된 마냥 편지를 멀리 떨어뜨리며 보는) 눈이 침침해서... 원... 눈 좋은 니가 좀 읽어 봐라. (석란에게 내밀면)

석란:목숨을 살려줘서 고맙다고... 나중에 은혜 꼭 갚겠다구요.

석란모:몰래 도망가는 놈이 은혜는 무슨... 

석란:무슨 곡절이 있겠죠. 아까 치료비 얘기를 하시던데... 치료비 때문에 면목이 없으셔서 그리 가신건지도 몰라요. 

석란모:아니 돈은 걱정되구 애써 살려 놓은 사람은 걱정 안 해? 달랑 편지 한 장 남기구 가버리는 게 더 야박한 거지. 그 몸으로 십리도 못가서 꾀까닥할 거야, 아마... 

석란:어머니...

석란모:암만해도 찜찜하네... 아니 왜 간다 만다 말도 없이 사라져? (번뜩) 막생, 광하고 집안 구석구석 살펴봐, 뭐 없어진 거 없나. 

막생:알았어요. (하고 나가면)

석란:(기가 차) 어머니...! 


36. 저자거리 (오후)


황정, 상처를 부여잡은 부분에 피가 새어나오고 있다. 

가다가 벽에 손을 짚고 멈춰서 숨을 고르고... 

마지막 안간힘을 짜내어 다시 걸음을 옮기자 팽그르르 사방에 도는데..

그 자리에서 푹 고꾸라지는 황정. 


37. 어느 집 앞 (오후)


몽총: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어허 이 놈이 이래도 정승판서 자제로 팔도감사 마다고 돈 한 푼에 팔려서 각설이로만 나섰네~ 


남의 집 대문 앞에서 춤을 추며 거지패 아이들(꽃님과 꽃님의 오빠인 삼돌 포함) 

과 함께 각설이 타령을 하는 몽총. 순간, 몽총의 얼굴에 소금 가루가 휙 하니 뿌려

진다. 소금이라도 옷으로 받는 몽총.


아낙:야, 이 놈아! 우리 먹을 것두 없어 굶어죽을 판인데 재수 없게 어디서 타령질이야! 썩 꺼져! 

몽총:(넉살 좋게 히죽 웃으며) 마님, 저 같은 놈이야 뜨물만 먹어두 살지만 우리 애들 한창 먹을 나이들인데 불쌍하지도 않습니까요? 조금만 적선해 주십시오. 

아낙:웃기고 있네. 먹여 살릴 능력 없으면서 왜 그렇게 싸질러놔. 애들이 불쌍하면 니 살점이라도 떼서 멕이든가! (문 쾅 닫고 들어간다) 

몽총:(기막혀) 아니, 멀쩡한 총각한테 ...저..저저저... 나쁜 년! (소리치며) 에라이! 잘 먹고 잘 살아라! 

꽃님:개수, 배고파요... (개수-거지의 왕초)


거지패 아이들, 핼쑥한 얼굴로 저마다 배고프다며 몽총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다. 

‘배고파요’ ‘밥 줘요’ ‘이젠 노래 부를 힘도 없어요’ 


몽총:(애잔하게 보는) 에휴... 다들 와서 입 좀 벌려봐.


거지패 아이들, 아기새들처럼 몽총 주변으로 몰려서 입을 벌린다. 

몽총, 자기 옷에 남아있는 소금을 털어서 애들 입에 넣어준다. 


꽃님:웃! 짜!

몽총:소금을 먹어야 탈진을 안하는 거야. 이거 먹고 집에 가서 물 한 모금 마시면 오늘 식사는 끝이다. 알았냐?

아이들:(실망하고) .... 

삼돌E:개수! 여기 탈진한 사람 있어요!


모퉁이에 서 있던 삼돌, 골목 안쪽을 가리키고 있다. 모두들, 달려가 보는데... 


38. 사잇길 (오후)


몽총, 거지패 아이들과 함께 와서 보면 황정이 쓰러져 있다. 


몽총:(발로 툭툭 차며) 이봐요... 이봐...

삼돌:죽었어요?

꽃님:(쪼그리고 앉아) 안 죽었어. 다쳤나봐. 피 봐... 

몽총:(꿇어앉아 황정의 옷을 뒤지다 일어나며) 날 샜다. 가자...

꽃님:(잡으며) 그냥 가요?

몽총:그냥 가지 않음? 

삼돌:살려줘야지. 개수... 이 사람 살려줘요.

몽총:살려서 뭐하게? 입하나 늘려봐야 우리만 배고파. 게다가 물에 빠진 놈 잘 못 건져내면 보따리 달래는 법이다. 가자. 

아이들:(몽총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며) 살려줘요. 살려줘... 

몽총:아이... 이것들이... 


몽총, 하는 수 없다는 듯 쪼그리고 앉아서 팔과 다리를 만져본다. 


몽총:근육이 튼실한 게 힘은 좀 쓰겠다. (일어나며) 데리고 가자.


아이들, 일곱 난장이처럼 달려들어 황정을 들고 몽총을 따라간다. F.O


INS) 궁궐 전경 (아침)


39. 알현실 (아침)


고종이 앉아있고, 그 옆에 우영사 민영익이 서 있다. 인물명 자막. 

맞은편에 일본공사와 의원 와타나베가 서 있다.


일본공사:여기 논설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눈짓하면) ...

와타나베:(한성순보를 민영익에게 건넨다) ... 

민영익:(받고는) 한성순보가 아니오. (고종에게 주고) 

고종:(보며) 이건 과인도 읽어본 적 있네. 협판 김옥균이 조선의 각 항구에 의학당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아닌가. 

일본공사:그런데 어찌하여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으십니까. 

민영익:이런 무엄할 데가! 지금 내정간섭을 하려는 것이오?

고종:(손들어 제지하며) 그 문제는 과인도 고려해오고 있었네. 

와타나베:지금 조선에는 백성을 위한 의료기관이 전무하여, 병들어 죽은 사람이 곳곳에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고종:(참담하고) ...

와타나베:소레데... 우리 천황폐하께서는 귀국에 병원과 의학당을 지어 병든자를 구제하고, 양의원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십니다.

고종:(애써 모욕감을 참고) 허나, 이는 자력으로 해야 할 일이지, 남의 손을 빌어하는 일은 아니라 생각하네.

민영익:맞습니다, 전하... 더 들을 필요 없이, 조종대신들과 의논하심이 마땅한 줄 아옵니다. 


일본공사와 와타나베, 낭패스런 표정인데... 


40. 편전 (아침)


고종, 어좌에 앉아있고 

김옥균, 민영익, 홍영식, 백태현 등 신료들이 불꽃 튀는 언쟁 중이다. 


백태현:전하, 양의술은 절대 불가하옵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했습니다.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몸을 어찌 칼로 베고, 바늘로 꿰맨단 말입니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홍영식:이미 양의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전하... 부디 용단을 내리셔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길을 택하시옵소서.

민영익:허나 전하... 일본만은 절대 아니되옵니다! 

김옥균:(발끈) 그럼, 무지몽매한 청나라는 괜찮다 그 말이오? 이건 어느 나라를 지지하고 안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오. 조선의 개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가 지금은 일본뿐이라 이 얘깁니다! 

민영익:(비웃는) 협판은 저들의 속내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옥균:속내라니요? 대체 일본이 병원과 의학당을 설립해 얻는 이익이 뭐란 말이오?

민영익:(비웃듯) 그걸 몰라서 물으시오? 그건 바로 우리의 목숨이고, 전하의 목숨이 아니오! 


고종, 놀라고 대신들, 조용해지는데...


홍영식:말씀이 지나치시오, 우영사 대감...! 

민영익:(무시하고) 전하... 병원과 의학당을 세우는 것은 시급한 일이오나 이는 화폐를 주조하고, 전신을 세우는 것과는 분명 다른 일이옵니다. 만약 저들이 병원을 세운다면 전하는 물론이고, 고위 신료 대신들과 백성들까지 몸을 맡겨 치료를 받을 것입니다. 그것은 곧 우리 목숨을 저들 손아귀에 맡기는 것이 아니옵니까! 

고종:(심각하고) ...!

민영익:그렇게 되면 과연 저들이 무얼 겁내하겠습니까! 이는 천부당만부당한 일이오니 살펴 헤아려 주시옵소서. 전하... (고개 숙이고) 


고종, 긍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김옥균, 치를 떨며 의기양양한 민영익을 째려보는데...


41. 홍영식의 집 사랑


일본공사, 광분해서 책상을 주먹으로 탕! 두들긴다. 김옥균, 홍영식, 충의계 등 개화파 일행, 표정 굳어있고... 일본공사관 서기(스기무라), 께적지근한 표정으로 있다. 


일본공사:그렇게 큰소리를 뻥뻥 치더니 꼴이 이게 뭡니까? 얘기를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됐질 않습니까. 

김옥균:(할 말이 없고) ...

일본공사:저희 대 일본 제국은 더 이상 이 사태를 방관할 수 없소. 개화가 아니면, 죽음. 필사의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오. 

김옥균:그 말은 지금... 

홍영식:역모를 하자는 것이오? 말도 안되오! 

일본공사:(손을 저으며) 아, 아... 누가 군상을 치자 했습니까... 조선 개화에 걸림돌인 민영익과 그 일파들만 제거하잔 말입니다.

김옥균:(고심하는) ...

일본공사:(떠보듯) 김상께선 이제 더 밀려날 데도 없지 않소? 

김옥균:(매섭게 보며) 허면 병력을 대주실 요량이라도 있으신 겝니까?

홍영식:(김옥균을 보는)...!

일본공사:못할 것도 없지요. 허나, 병력 제공에 대한 자금은 마땅히 개화당에서 지불해야 할 것이오! 


김옥균, 홍영식.... 난감한 표정인데... 


42. 유희서의 서재 (오후)


유희서, 상자를 열어 보이면 금괴가 4개가 들어있다. 


유희서:가져가시기 편하게 금괴로 준비했습니다. 

도양:고맙습니다. 땅이 팔리는 대로 갚겠습니다. 

유희서:천천히 주셔도 됩니다. 헌데... 

도양:(뭔 말을 하려는가 싶고) ...

유희서:오늘 오전에 도련님 숙부를 만났습니다. 

도양:...!

유희서:집을 나가셔서 최근엔 도련님과 만난 적이 없으시다더군요. 허면, 이 금괴의 용처는 숙부님의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도양:(말 끊고) 실은... 유학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유희서:(놀라고) 유학이요? 

도양:서의학을 배우러 일본으로 갈까 합니다. 

유희서:하지만, 양의원이 되시겠다면 굳이 그렇게까지 하실 필욘 없지 않습니까. 마침 알렌 의원이 조수를 구한다 하는데 그 밑에서 천천히 배워나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소개해 드릴 수도... 

도양:(고개 저으며) 알렌은 미국인입니다. 

유희서:...?

도양:미국은 신생국으로 의학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서양의학의 최고봉은 독일입니다. 그리고 그 독일 의학을 그대로 전수 받은 곳이 바로 일본이지요. 그것이 제가 일본에 가려는 이유입니다.

유희서:하지만 굳이 고된 길이 택할 필요가... 

도양:유역관님! 저는 알렌 밑에서 의학을 주먹구구식으로 배우기보단 일본 동경대 의대에서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 어중이떠중이한테 배우는 학문으로 무엇을 꿈꾸고 어떤 세상을 바랄 수 잇겠습니까. 저는 조선 최고의 서양의가 될 것이고, 제가 배운 실사구시의 학문으로 반드시 큰 뜻을 세우고자 하니 부디 힘이 되어 주십시오. 

유희서:(의지 서린 도양을 바라보는데) ... 


43. 홍영식의 집 일각 (저녁)


김옥균, 상념에 잠겨 뒷짐을 지며 서성이고 있는데... 홍영식, 다가온다. 


김옥균:그래, 어찌 됐는가? 

홍영식:박영효가 일본공사에게 집을 팔아서 받은 돈을 내놨습니다.

김옥균:(씁쓸한) 거사를 하라고 집을 사줬다 이건가?

홍영식:네, 생색을 이만저만 낸 게 아니랍니다. .... 더 이상 자금을 융통할 길이 없을 듯합니다. 

김옥균:(애써 내색 않고) ...애썼네. 

홍영식:돈도 문제지만, ....일본 놈들을 믿으십니까? 

김옥균:(고개를 젓는) 하나를 내어주면 열을 취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자들이지... 허나 그들의 도움 없이 거사를 일으킬 순 없지 않은가? 

홍영식:...

김옥균:지금 있는 돈으로는 무기구입도 어려운 처지니... (탄식하는) ... 

하인E:나리, 누가 찾아오셨습니다. 


홍영식과 김옥균, 의아해서 서로를 쳐다보는데... 


44. 홍영식 집 일각 (저녁) 


도양, 궤짝을 앞에 놓고 앉아있고... 상석의 김옥균, 그 옆에 홍영식 있다. 

김옥균, 궤짝을 열어보면... 금괴가 있고 홍영식, 표정 환해지는데... 


김옥균:(자존심이 상하는) 이게 ...뭔가? 

도양:(쳐다보는) 협판께서 제 진심을 알아주지 않으시니... 이렇게라도 제 뜻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김옥균:(조소어린) 허! 자네 그 진심이란 게 대체 뭔지 한번 들어나 봄세.

도양:조선의 자주 독립을 위해 개화에 힘쓰는 대감의 깊은 뜻을 저는 다 헤아리지 못 합니다. 허나 아비를 배신하면서까지 일본 유학길을 떠나는 제 심정은, 조정의 뜻에 반하여 개활 하고자 하는 대감의 고충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김옥균:...!

도양:아비를 배신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큰 뜻을 위해 결연한 것이라 생각해주십시오. 이 나라 조선에 서양의학을 뿌리내리고 싶은 게... 저의 진심입니다. 

김옥균:이 정도 금액이면... 굳이 내 도움이 없어도 유학을 갈 수 있을 텐데...?

도양:(미소) 제가 다녀오면 조선에 들어서게 될 병원의 총책임자 자릴 내주셨으면 합니다. 

김옥균:...!

도양:종신지계막여수인이라...! 일생의 계획을 세움에 있어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것이 양의원이니... 조선인인 제가 장차 병원을 이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조선의 개화요, 독립을 위한 길이 아닙니까?

홍영식:(감탄하며) 이거이거, 언변 한번 김협판 못지 않은 위인이롤세. 

김옥균:(갑자기 껄껄껄 호탕하게 웃어 제낀다) 하하하....

도양/영식:.....?

김옥균:(웃음을 멈추곤) 내가 자네를 몰라봤군. (손을 내밀고)

도양:(두 손으로 잡는데) ...


45. 홍영식의 집 마당 (저녁) 


김옥균 일행들 술상이 차려진 대청마루에 앉아 있고... 10여명의 사관생도들과 백도양을 포함한 40여명의 충의계원들도 기다란 술상이 차려진 마당에 서 있다. 


김옥균:(술잔을 들며) 자, 오늘 이후부터 수백 년 동안 고질병이 든 양반 창자를 내어버리고, 평등 자유와 문명개화의 오장육부를 집어넣어야 할 것이다! (마시면) 


다들, 각자 술잔을 들어 마시고... 도양, 김옥균과 시선 마주치는데... 


도양:마치 전쟁이라도 치를 듯한 표정들입니다. 

김옥균:조선에서 개화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전쟁을 치르는 것과 무슨 다를 바가 있겠나. 전쟁이지, 암. 전쟁이고, 말고. 

도양:(끄덕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