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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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김부장실/

 

김부장 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사람을 왜 때려?

상식 (분노가 서린 얼굴로 굳어 있을 뿐이다.)

김부장 비엘이 빠졌다면 차근차근 확인을 해서 해결을 해야 할 거 아냐?!

상식 (안 듣고 있는 듯 분노에만 빠진 얼굴)

김부장 애야? 말보다 주먹이,

상식 (홱 돌아서 나간다)

김부장 임마! 오상식!! !

 

17. 김부장실 앞 + 복도

 

상식, 굳은 얼굴로 거칠게 걸어간다.

사람들, 흘끗 흘끗 상식을 본다.

 

18. 정원 /

 

동식, 답답한 얼굴로 마른 담배를 피면서 휴~ 한숨을 연거푸 내쉰다.

 

그래 죄송합니다.

동식 그래씨가 죄송할 건 없고... (고민스럽게) 투르크메니스탄 건이면 두 달 전 이잖아? 내가 출장 갈 때 분명히 과장님한테 BL 드리고 갔는데,

그래 ....

동식 (갸웃) 꼼꼼하신 분이 까 먹고 안 넘기셨을 리없을 텐..

(다시 한숨 쉬고) ~ 정과장님은 왜 옛날 일은 꺼내셔서..

그래 (보는)....

 

19. 영업 3/

 

상식, 착잡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만 있다가 열쇠로 맨 아래 열쇠 구멍이 있는 서랍을 열면,

텅 비어있는 서랍 안에 오래된 사직서가 놓여 있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

 

최부장(최전무)(e)누가 죽어?

 

<F.C/ #19 -1 과거, 자원팀 최부장(최전무)자리>

 

패닉 상태로 서 있는 상식을 올려다 보고 있는 전무

 

상식 이은지씨요! 이은지씨가 죽었답니다!!

최부장 (벌떡 일어나 다그치며) 어떻게 죽었어? 자살이야? 유서는? 회사에 문제 되는 말은 없었어? 무슨 헛소리 써 둔 거 없지? 내 얘기 있었어?

상식 (그런 전무를 보며 분노로 눈빛이...)

 

다시 그때의 분노를 떠 올리는 상식, 서랍을 쾅! 닫아 버린다.

 

20. 자원팀/

 

시뻘겋게 흥분한 상태로 테이블을 쾅! 내려치는 마부장

 

마부장 혼자 꼿꼿한 척 하더니. 불리하니까 주먹질이야?

지가 뭘 잘한 게 있다고 사람을 쳐? 스위치 BL이나 끼워 넣는 새끼가!

정과장, 열 받은 얼굴로 뒷통수를 문지르며 서 있다.

하대리, 불안한 표정으로 엉거주춤 서 있다. 영이도 말 없이 서 있다.

 

마부장 비엘은?

정과장 줬다고 오리발이죠.

마부장 (일그러지며) 그런 새끼는 망신을 당해 봐야 정신을 차려! (들어간다)

하대리 (정과장에게 속삭이듯) 비엘, 어떡해요오~?

정과장 뭘 어떡해?! 몰라! 오과장 이 인간! 이판사판이야!

 

영이, 두 사람의 기색을 의아하게 보는데 마부장실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

 

마부장(e) 김부장!! 정말 이러기야!!

일동 (각자의 표정으로 본다)

 

21. 마부장실 /

 

열 받은 마부장 앞에 곤욕스러운 얼굴로 앉아 있는 김부장.

김부장 (어르는) .. 그러니까. 오과장이 진짜 줬을 수도 있잖아.

확실하지도 않은데 팀까지 쳐 들어와서. 신입 앞에서 모욕을,

마부장(o.l) 지금 그 말이 아니잖아?! 비엘 안 준 걸로 뭐 우리가 크게 문제 삼겠단 게 아니었다구! 그냥 물어나 보란 거였는데! 사람을 쳐?!! 그것도 다 보는데 물건처럼 내동댕이쳤어! 오 과장 그 새끼가 우리 자원팀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랬겠냐구!

김부장 그러니까 내가 미안하다잖아

마부장 당신이 왜 미안해? 친 놈이 와서 사과하라고 해! 정과장한테 와서 정식으 , 공손하게!

김부장 알았어. 알았어

마부장 그리고 사내 인트라넷에 사과문 올리라 그래.

김부장 !! 마부장, 그건 아니지...그건 오과장 망신 주겠다는 의도 밖에 안 돼.

마부장 (막무가내로) 그 인간은 망신을 당해 봐야 돼. 그 인간 때문에 내가 작년 ... (버럭) 하여튼 사과문 안올리면 정식으로 문제 삼을 거야.

김부장 (무거운 얼굴로 한숨 푹 내쉰다)

 

22. 김부장실/

 

김부장 앞에 서 있는 상식

 

김부장 어떻게 할 꺼야?

상식 에라 뽕이라고 전해주십시오

김부장 오과장!!

상식 (꾸벅하고 나간다)

김부장 (하늘이 무너져라 한숨 쉬며 의자에 털썩 앉는다)

 

23. 소회의실 문 앞 통로/

 

착잡한 얼굴로 걸어오는 그래. 맞은 편에서 오는 영이, 서로 봤다.

문 앞에 서서 복잡한 심경으로 서로 어색하게 인사한다

 

그래 정과장님 괜찮으세요..?

영이 , 다치신 덴 없는 것 같아요.

그래 비엘이 없으면 진행에 차질이 있는 건가요?

영이 그렇진 않아요.

그래 오과장님은 틀림없이 넘겼다고 하시는데요..

영이 .....

그래 .....

영이 제가 찾아 볼 수는 없어요. 장그래씨

그래 .. . 알고 있습니다.

석율(off) 에헤~!! 두 사람, 뭐가 그렇게 심각해요? OJT 하기 싫어서?

 

보면, 건들건들 다가 온 석율, 또 그래의 어깨에 손을 척 올리며

 

석율 오늘 15층 화끈했다며?

그래 (찡그리며 손을 털어낸다)

 

24. 소회의실/

 

문 열고 들어오는 세 사람.

이미 와서 유인물 보고 있던 백기가 영이를 보고 아는 척 한다.

 

석율 ~ 장백기씨 벌써 왔네요?

 

그래, 영이 각각 앉으면 석율, 그래 옆에 냉큼 앉는다

 

백기 (영이에게) 팀 분위기 괜찮아요?

영이

석율 (그래에게) ~ 친구, 오과장님 샌님으로 봤는데 완전 내 과대?!

그래 (무시..)

석율 지난 번에 옥상에서 과장님 비하 한 말은 내, 사과하지

그래 (무시...)

석율 근데 말야 친구, 오과장님이 빡칠 만하더라. 사연이 있었어

그래 (그제야 석율을 홱 본다)

백기/영이 (석율을 본다)

석율 우리 성대리님이 그러시는데 오과장님 과거가 아주,

 

그때 문이 열리며 선차장, 파일을 들고 들어온다. 말이 끊긴다.

일동 자세 가다듬고, 그래도 아쉽지만 자세 잡고 선차장 본다

 

선차장 반갑습니다. 오늘 신입사원 직무 교육 담당하는 영업 1팀 선지영 차장입니 . 제가 미리 보내 놓은 메일을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탁자 위에 놓은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선차장, 얼른 수신거부를 누른다.

 

선차장 보내드린 자료는 저희 영업 1팀이 그 동안 거래 했던 회사들에서 왔던

피드백 자료로..

 

하는데, 다시 찌잉 울리는 선차장의 핸드폰, 문자다.

선차장, 이어가며 슬쩍 핸드폰 눌러 확인하는데, 문자 메시지.

남편e. <오늘 상가 집 가야해. 당신이 소미 놀이방에 가서 데리고 와줘>

선차장, 미간이 확 찌푸려진다.

 

선차장 (계속 이어가며) 우리 영업 1팀이 그리고 원 인터가 얼마나 사후 관리와 계약 개선에 힘쓰고 있는지 증명하는 자료입니다. (신경 쓰여 핸드폰, 시 보고 다시 보고 하면서) .. 그럼, 문서에 의한 소통이 얼마 중요한지 각자 메일로 받은 자료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 유인물을 보다가 고민스럽게 석율을 돌아본다.

 

25. 소회의실 밖/

 

회의실에서 나오는 영이, 백기 그리고 그 뒤에 석율,

그 뒤로, 그래, 급하게 석율을 따라 나와 뭐라고 말을 걸려고 하는데

 

석율 (백기 어깨를 톡톡 치고는) 그런 걸 배추 숨죽이기라고 해요.

백기 (돌아 보며 의아한) ?

영이 (뭔 소린가 싶어 보면)

석율 선배가 아무 일도 안 주죠? 초반에 기강을 잡으려는 술수 중에 하나예요.

백기 (얼굴 파리해지고 울컥해서 석율을 본다.)

석율 우리 성대리님이 그러더라구요. ! 그래도 난 백기씨가 그걸 당할 줄은 몰랐네 (백기 어깨 툭툭 두드리며, 병 주고 약 주고) 그게 다 백기씨가 너 무 잘나서 그런 거니까 기죽지 말아요.

백기 (참고 있다)

석율 (영이 보며) 영이씨는 좀 낫네.. 적어도 일은 있잖아요. (다 안다는 듯) 원팀 적응하기 힘들죠? 그 팀이 여자랑 친해지는 법을 몰라서 그렇다네요. 우리 성대리님이. (피식) 난 우리 성대리님이 너무 찾아서 탈이고. 하하

영이 (전화 온다. 받으면)

하대리(e) (버럭) ! 안영이! OJT 끝났지? 당장 뛰어 와!!

영이 . (전화 끊고) 저 먼저 가볼게요. (돌아서 간다.)

 

석율도 전화 온다. 핸드폰 화면을 백기의 눈앞에 보여주면, <내 사수> 적혀 있다.

 

석율 봐봐요. 내가 없으면 일이 안 된다니깐. (전화 받으며 자리 떠난다.)

 

덩그러니 남은 그래와 백기, 두 사람, 할 말이 없다.

서로 어색하게 걸어간다.

 

26. 자원팀/

 

굳은 얼굴로 서 있는 영이를 깨고 있는 하대리

하대리 미팅메모 정리 따윈 같잖아서 못 하겠디? 아니, 나랑 한 미팅이 같잖았어?

영이 급하단 말씀이 없으셔서 사업계획서 먼저 처리하고 드리려고 했습니다.

재무팀에서 연락이 와서 오늘 중으로 넘겨야 예산 처리가 된다고 해서요.

하대리 그럼 밤을 새서라도 해야 될 거 아냐? 업체선정회의 들어가는데 어쩔거야?

영이 (고개를 조금 떨구고 듣고 있다) ...

하대리 아효.. 이래서 내가 여자랑 일이 안 된다는 거야!

영이 ....

하대리 희생정신도 없고 말이야. 뭘 기대해 뭘!

영이 ....

하대리 뭐가 이렇게 뻣뻣해? 죄송하다고 안 해?!

영이 죄송합니다.

하대리 가 봐! 꼴 보기 싫다!

영이 (꾸벅 하고 돌아 선다)

 

27. 통로 /

 

얼굴이 흙빛이 되어 걸어가는 영이,

당당하게 걸으려고 노력하는데 눈이 점점 붉어진다.

  

28. 화장실/

 

영이, 붉어진 눈시울로 세면대 앞에 서는 영이. 물을 틀어 손으로 눈을 식히는데

선차장, 가방을 어깨에 맨 채 전화 통화를 하며 들어온다.

 

선차장 (약간 톤이 높은) 가기 전에 당신이 데리고 와서 맡기고 가면 되잖아.

(잠깐 듣다가) 몰라. 어머님께 부탁드리든 말든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영이, 당황해서 아예 세수를 한다. 영이 보고 통화 계속하는 선차장.

 

선차장 서로 한 약속이잖아. 당신만 일해? 나 오늘 중요한 바이어 미팅이야. 일주 일 전에 당신이 또 이래서 오늘로 미룬 그 미팅이라구! 두 번 번복을 어떻 게 하니? (들으며 답답) 나 지금 외근 나가니깐 일단 끊어. (전화 끊고 가 방을 열며 영이에게) 별 모습을 다 보이네요

영이 (종이 타월 꺼내 닦으며) 아닙니다.

선차장 (보고) 무슨 일 있어요? 눈이 빨가네?

영이 (당황해서) .. 아닙니다. (하면서 살짝 고개를 외면한다.)

 

선차장, 가방에서 화장품 파우치를 꺼내는데, 소미의 그림이 딸려 나온다.

툭 떨어진 그림 영이 발밑으로 떨어진다. 영이, 그림을 주워서 보는데,

 

선차장 (의아) ?! ... !

 

<F.C / # 28-1> - 어린이집 앞

하선생 (그림 내밀며) 이거 어제 소미가 그린 건데 안 가져갔네요.

선차장 ~ (다급히 받아 확인도 안하고 급하게 가방에 넣고 돌아선다)

 

영이, 그림 준다. 선차장 받아 보면 <소파에 누워 있는 남편과 얼굴 없는 선차장>

 

영이 애기가 그린 건가 봐요. 그런데.. 얼굴이 없네요.

선차장 (보며 의아한) 그리다 말았나 보네..? (그림 보면서 웃는다)

 

29. 영업 3/

 

그래의 모니터 안, 주간 보고 파일을 급하게 타다닥 치다가 슬쩍 돌아보면,

일에 몰두한 듯한 상식.

그래, 다시 콜롬비아 콘도 수출 건하고 쳤다가 쓱쓱 지우고,

콘돔 수출 건하고 고쳐 쓰다가 다시 상식을 돌아 본다.

 

상식 왜 자꾸 흘끔거려!!

그래 (깜짝) ?!

상식 (고개 확 들며) 왜 자꾸 기분 나쁘게 흘끔거리냐구!!

그래 .. 아닙니다. (얼른 타이핑한다)

상식 (인상 쓰고 다시 일에 집중한다)

그래 .... (핸드폰을 본다. 석율에게 문자 넣는다)

<자리에 있어요? 잠깐 올라가도 돼요?>

 

30. 섬유 1/

살짝 후회하는 듯 망설이는 얼굴의 석율 앞에 서 있는 그래

 

석율 그게... 아깐 내가 말하다 그냥 나온 건데.. 사실 이게 니가 들어서 유쾌한 이야긴 아니야. (의자 주며) 앉아

그래 (막 앉으려고 하는데)

석율 (못 참고 툭!) 과장님 때문에 사람이 죽었대.

그래 (앉으려다가 순간 얼어붙어 석율을 본다)